"수가 협상 제도 개선하라"…날 세우던 의사·한의사도 '한목소리'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 2023.09.21 15:04
지난 19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진행된 '수가협상제도의 합리적인 개선방안 마련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의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사진=대한의사협회

대한의사협회·대한병원협회·대한치과의사협회·대한한의사협회·대한약사회 등 국내 주요 보건의료 공급자 5개 단체(이하 보건단체)가 공동으로 "수가 협상 제도를 개선해달라"며 정부에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매년 고질적으로 되풀이되는 불합리한 협상이 상호 동등한 위치에서 이뤄지도록 해달라는 것.

수가는 의료서비스의 가격으로 쉽게 말해 환자를 진료하고 받는 비용을 말한다. 보건단체에 따르면 현재 수가 협상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결정한 밴딩 규모(보험재정 지출 규모) 내에서 SGR(지속가능한 목표진료비 증가율) 모형에 따른 연구 결과 순위대로 배분되는 방식이다. 밴딩 규모는 사전에 공개되지 않아 보건단체는 조금이라도 인상률을 올리기 위해 협상 기한을 넘기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이것이 '무의미한 소모전'이라는 게 이들의 시각이다.

보건단체는 "밴딩 규모를 결정하는 합리적인 근거도 알 수 없을뿐더러 요양기관 운영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물가 및 임금 인상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2년 연속 흑자로 건강보험 누적 적립금이 23조원인데도 매년 동일하게 2% 이내의 밴딩 규모를 결정한 공단 재정운영위원회는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과 양질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는 외면한 채 저수가 상황에서 공급자 측의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단과 협상이 결렬됐을 때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공단·보건단체 각각의 제시안을 합리적으로 조정하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로 거론됐다. 공단 재정운영위원회의 부대의견에 따라 협상 시 공단이 제시한 최종 인상률을 적용하는데, 이는 보건단체에만 '페널티'를 부여하는 결정이라는 것이다. 보건단체는 "공정한 협상 테이블 마련과 합리적인 밴딩 설정을 위해 재정운영위원회 참여를 여러 차례 요구해왔지만, 아직도 수가 계약을 위한 재정 투입 규모를 정하는 건강보험 재정운영위원회에는 의료공급자 대표가 단 한 명도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며 "공급자의 입장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보험료 인상 최소화를 위한 수가 인상률만 논의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날을 세웠다.

보건단체는 안정적인 요양기관 운영과 양질의 의료서비스 공급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공단 재정운영위원회의 참여 보장을 비롯해 불합리한 페널티 구조의 개선, 동등한 협상 구조 구축 등을 공식 요청했다. 보건단체는 "공정한 협상이 진행될 수 있도록 수가 협상 제도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현실적인 환산지수 모형 개발 등 수가 협상제도의 실질적 변화를 위한 협의체를 조속히 구성하고 내년 수가 협상부터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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