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김기현의 '與 인재영입'...'외연 확장' vs '감동 부족'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 2023.09.21 06:10

[the300]文정부 관료 등 민주당 출신 대거 영입·非검사 출신…조정훈 영입에 당내 비판도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을 위한 도전정신' 입당 환영식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입당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 김현준 전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고기철 전 제주특별자치도경찰청장, 박영춘 전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 보수유투버로 활동중인 개그맨 김영민. 뒷줄은 김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사진=뉴시스
내년 총선을 겨냥한 김기현식 인재영입 구상이 20일 베일을 벗었다.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을 대거 영입하며 중도 외연 확장에 방점을 찍었다. 야권까지 포섭하는 '빅텐트'를 구축하겠단 복안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선 참신함과 감동이 아쉽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20일 오전 국회에서 '국민을 위한 도전정신 입당 환영식'을 열었다. 영입된 인사는 더불어민주당 출신 조광한 전 남양주 시장, 문재인 정부 국세청장과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을 지낸 김현준 전 사장, 문재인 정부 제주경찰청장을 지낸 고기철 전 청장, 박영춘 전 SK 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내시십분'을 운영하는 코미디언 출신 김영민씨 등이다. 전날 국민의힘 입당 의사를 밝힌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오는 21일 열리는 입당식에 참석할 전망이다.

인재영입위원장을 겸임하는 김기현 대표는 이날 입당식에서 각계각층을 아우르는 인재가 모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옛 말에 이런 말이 있다. 망하는 집안은 집안싸움에 날새는 줄 모르고 흥하는 집엔 사람이 드나들기 마련"이라며 "후자가 국민의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고위관료 출신과 야권 인사들의 국민의힘 입당은 그 자체로 민주당 내부의 문제점을 부각하는 효과가 있다. 더불어민주당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소속으로 국회에 입성한 조정훈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변한 건 제가 아니라 민주당"이라며 "인물도 생각도 정치하는 방식도 1987년에 멈춰 있다"고 비판했다. 조광한 전 시장은 과거 이재명 경기지사와 맞서다 민주당을 탈당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국 시·도당위원장 회의에서 참석자 소개에 박수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번 영입인사는 또 행정관료, 기업인, 경찰 등 비(非)검사 출신의 다양한 분야 인사로 구성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검사 출신이 무더기로 공천될 수 있다는 당내 우려가 있었는데 이번 1차 인재영입으로 당이 내년 총선에 대해 자율성을 갖고 주도한다는 시그널을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 인사가 당적을 바꾼 것을 인재영입으로 보긴 어렵다는 부정적 시각도 많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영입할 사람이 얼마나 없으면 문재인 정부 사람을 꿔와서 영입인사라고 하나"라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인재 영입은 정말 예상치 못했던 사람을 데려와서 감동을 줘야 한다"며 "정말 외연을 확장하려면 정치권과 거리가 있고 신선하고 감동을 줄 만한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1호 인재영입으로 보기엔 초라하다"고 말했다.

조정훈 의원 영입에 대해서도 당 안팎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당적을 4번이나 바꾼 조 의원의 영입은 외연 확장을 불러오기보다 당내 분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단 우려도 제기된다. 조 의원이 총선 출마 지역으로 밝힌 마포갑은 최승재·이용호 현역 의원이 당협위원장을 노리는 곳이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조 의원을) '1호 영입'이라며 막 내세우는 것은 그렇게 좋지는 않은 것 같다"며 "우리가 가장 비판했던 위성 비례정당을 만들어서 의원직을 시작했고 또 탈당했다가 정치적 신념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고 했다.

또 "마포갑은 지역구 의원(민주당 노웅래)이 뇌물죄로 재판을 받고 있어 우리 당의 많은 분들이 자신 있어 하는 지역"이라며 "인재영입 인사라고 해서 특수성을 배려하면 당내 갈등이 된다"고 말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단식 블랙홀에 빠져있는데 여당은 인재영입이 시작되며 대비되는 모습"이라면서도 "영입된 인물의 면면을 볼 때 이 대표가 추석 민심 등을 고려해 다소 발표를 서둘렀다는 인상이 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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