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관련해 국가교육위원회(이하 국교위)는 20일 출범 1주년을 맞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한국 교육개혁과 미래 과제' 대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국교위에서 개최하는 세 번째 대토론회로, 기존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디지털 혁명시대 바람직한 교육개혁과 교육의 본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디지털 문명의 대전환과 한국 교육개혁'을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선 염재호 태재대 총장은 "미래의 진정한 리더는 소통과 협업 등의 역량을 두루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토지와 자본, 노동이 생산의 요건이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인구와 노동보다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10배로도 늘릴 수 있다"며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과 창의적 사고 능력을 길러주는 게 21세기 교육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등교육 패러다임 대전환 방안으로 △교육 중심의 학부 체제 정비 △고등교육 투자 확대 △한·중·일 글로벌 대학 간 연대를 통한 네트워크 확대 등을 제안했다.
염 총장은 "20세기 방식으로 쪼갠 전공을 배우는 것이 아닌 교양 중심의 학부와 전공 중심의 대학원으로 이분화해야 한다"며 "대학 정원은 절반 이상 조정하고 소수를 위한 맞춤형 교육시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고등 교육은 국가 자원이기 때문에 사립대 비율이 높은 우리나라 환경에선 정부가 직접 투자를 늘리는 방안이 필요하고, 대학의 선발 자율권을 확대해 다양한 인재를 선발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를 두고 무조건적인 지원과 자율성이 아닌 대학이 자구책을 직접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학이 사회를 이끌어가기 위해선 자율성을 공짜로 주길 원하는 게 아닌 어떻게 쟁취할 것인가에 대한 포커싱이나 신호가 있어야 한다"며 "교육교부금을 대학에 분배하길 기다리지 말고 직접 정치권을 설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강연에선 김정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챗GPT-X 인공지능(AI)의 미래와 교육혁신의 방향'이란 주제를 통해 기존 교육 방식의 한계를 언급하며 AI 기술 패권 시대에 인간이 AI와 협력해 나갈 수 있는 교육혁신의 방향을 제시했다. 과학기술이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미래엔 인간이 주체로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하고, 경쟁력 없는 교육 방법을 탈피해 질문하고 방향성을 보여주는 교육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배용 국교위 위원장은 이날 토론회에 앞서 "결국 역사는 사람이 중심이 돼 만들어 가는 것이며 사람이 마음먹기에 따라 모든 현상이 좌우되기 때문에 사람을 키우는 교육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지금까지의 교육을 근본적으로 성찰하여 새로운 교육의 모습으로 변화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