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들은 최근 과일 가격이 크게 올라 장사가 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김씨는 "최근에는 가격을 물어보고 맴돌다 가는 손님들이 많다"며 "배의 가격도 올랐지만 사과가 오른 것보다는 덜해서 올해에는 배가 더 많이 팔린다"고 말했다. 다른 유통업체 사장 A씨(60대·여)도 "사과 가격이 비싸서 찾는 손님들도 절반 넘게 줄었다"며 "올해 작황이 안 좋아서 물건이 없다"고 했다.
같은 날 낮 서울 강남구의 한 대형마트 과일 진열대에는 사과가 없었다. 마트 측에 따르면 명절 사과선물세트는 작황 문제로 인한 산지 재고 부족으로 판매가 종료됐다. 동네 마트에는 사과 재고가 있었지만 14개입 세트(3.3kg)에 4만4900원으로 가락시장에서 팔리는 가격보다 50%가량 더 비쌌다.
사과를 사러 마트를 방문한 50대 여성 이모씨는 사과 선물 세트 대신 1만6900원 상당의 샤인 머스캣 2송이(1.2kg )가 든 박스를 집었다. 이씨는 "지난해에 비해 사과 가격이 너무 올랐다"며 "이 정도면 거의 사치품 아니냐"고 말했다.
사과값이 폭등한 이유는 태풍 등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과일 작황이 좋지 않아 생산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KREI)의 '2023년 9월 관측월보'에 따르면 올해 추석 성수기 (9월15일~28일) 사과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 감소한 5만6000톤일 것으로 관측된다.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8월 태풍 피해와 기상 악화, 탄저병 발생 등의 이유로 사과 생산량이 지난해 대비 부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원은 올해 사과 생산량이 지난해 대비 21% 감소한 44만9000톤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추석 성수품 수급 안정 대책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14만9000t의 성수품을 공급하고 농축산물 할인 지원에 나서는 등 명절 물가안정에 주력하고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