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미국 'IRA' 발효 1년…전 세계는 첨단車산업 육성 중

머니투데이 이항구 자동융합기술원 원장 | 2023.09.20 08:34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 /사진제공=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
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발효한 지 1년이 지났다. 이후 미국 정부가 전기차 공장 전환에 2조원, 배터리 공장 건설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면서 미국 자동차산업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 러스트 벨트(Rust belt)로 불리는 제조업 쇠락지였던 오대호 연안뿐 아니라 동남부와 소위 남부 15개 주로 구성된 새로운 성장 지대인 '선 벨트' 지역이 전기동력차 생산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외국 기업들이 미국에 앞다투어 진출하고 있다. 미국의 비영리 전문가 단체인 E2는 미국 37개 주에서 206건의 투자가 이루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33개 주에 기업들이 투자한 금액만 115조원에 달했으며, 31개 주에서 7만4169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이중 외국 제조업체들이 171건·782억 달러를 투자해 7만334명분의 일자리가 생성될 전망이다.

우리 기업들이 발표한 미국 내 투자 금액이 가장 많다. 25건·166억 달러로 1만3515명 규모의 고용 창출이 예상된다. 미국이 전기차산업을 육성하면서 국내 자동차업체와 배터리업체뿐 아니라 반도체업체들의 대미 직접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수출의 걸림돌을 우회하면서 미국 정부의 지원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2위는 일본으로 11건·96억 달러를 투자해 3047명의 일자리를, 3위 독일은 10건·55억 달러를 투자해 4800명의 일자리 창출을 기대했다.

덕분에 미국은 중국에 뒤졌던 전기차산업을 빠르게 육성하고 있다. 세계 최강의 소프트웨어산업을 바탕으로 소프트웨어정의자동차(SDV)의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정보기술(IT)산업 업체와 자동차업체 간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자율주행자동차의 성능 향상을 주도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정책뿐 아니라 1999년부터 시작한 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수학(STEM) 전문인력의 효율적인 양성과 노사간 협력이 있다. 미국의 친환경차 관련 인력만 해도 지난해 기준 38만8890명에 달한다. 국내 완성차업체가 차량용 소프트웨어 사업부와 첨단항공모빌리티(AAM) 사업부 일부를 미국으로 이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이 금융위기로 발생했던 GM의 파산을 딛고 전 세계 미래차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미국의 올해 전기차 판매는 100만 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아직 신차 판매의 7% 수준에 불과하지만, 미국 정부는 2030년에 전기차 판매가 신차 판매의 50%에 달할 수 있도록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증가해 올해 수요는 1300만 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를 필두로 유럽연합(EU)도 IRA에 버금가는 지원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물론 인도도 전기차를 포함해 자국 첨단산업 육성에 적극적이다.

반면 국내 전기차 수요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정이다. 높은 가격, 모델 수 제한, 충전하부구조 부족과 소비자 인식개선이 늦기 때문이다. 전 세계가 자동차를 넘어 모빌리티산업을 육성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이제 미래차특별법을 마련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우리 정부의 충분한 지원과 함께 공급업체들의 경쟁력 제고와 소비자들의 미래차에 관한 인식개선이 미래 모빌리티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필요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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