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10년 새 휴대전화 요금제와 스마트폰 가격의 추세는 정반대로 향했다. 국내 통신사가 2012년 판매한 상위 4개 요금제(LTE) 기본요금의 평균은 7만6725원이었다. 반면 올해 상반기 판매 상위 4개 요금제(5G) 기본요금의 평균은 7만3000원으로, 10년 전보다 4.9% 저렴해졌다.
이는 데이터와 통화·문자 제공량이 저마다 다른 요금제를 각종 할인 요소를 제외한 채 단순 평균한 결과지만, 해당 시기의 휴대폰 요금 수준을 파악하기에는 유효한 수치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특히 매월 휴대폰 요금의 25%를 할인받는 '선택약정' 제도가 2017년 도입됐고, 최근에는 청소년·시니어 등의 요금 할인 제도가 다양해진 것을 고려하면 휴대폰 요금의 실 부담액은 10년 전보다 많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같은 기간 휴대폰 가격은 급상승했다. 애플과 삼성의 최고가 모델을 출고가 기준으로 비교한 결과, 2012년 말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5(64GB)는 117만원이었는데 최근 선보인 아이폰15프로맥스(1TB)는 250만원이다. 10년 새 가격은 2배 이상(133만원·114%) 뛰었다.
삼성 플래그십 폰도 비슷하다. 2012년 갤럭시노트2(64GB)가 115만5000원으로 100만원대를 처음 넘은 갤럭시로 기록됐고, 올해 선보인 갤럭시Z 시리즈에서는 폴드5(1TB)가 246만700원으로 최고가였다. 바(Bar) 제품과 폴더블 제품의 폼팩터는 다르지만, 최고가만을 기준으로 삼아 비교하면 10년 새 가격은 삼성폰 역시 2배 이상(130만5700원·113%) 상승했다.
더욱이 아틀라스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출고가 80만원 이상의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61.3%, 120만원 이상으로 범위를 좁혀도 38.3%였다. 국내 판매량 상위 1~3위 모델은 삼성의 갤럭시S22 울트라, 갤럭시S22, 갤럭시Z 플립4 등 모두 150만원 안팎이었고, 애플 제품 중에선 200만원대의 아이폰14 프로가 가장 많이 팔렸다.
특히 삼성이 갤럭시A 23(지난해 판매량 4위)을 비롯한 중저가 모델을 고루 판매한 반면, 애플은 아이폰 '미니'와 'SE' 등 비교적 저가 모델의 단종이 예고되는 등 프리미엄폰 위주로 라인업을 재편하는 추세다. 이는 자연스럽게 초고가 플래그십 폰 외 소비자의 선택지를 좁히는 결과가 될 전망이다.
폰플레이션은 스마트폰 산업의 성장에도 적신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달 30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6% 감소한 11억5000만대로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소비자들은 스마트폰 업그레이드를 주저하고 있으며, 이에 미국 및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교체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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