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앞둔 76조, 또 금리 좇아 머니무브?…5대 은행도 '눈치싸움'

머니투데이 김도엽 기자 | 2023.09.19 05:00

6개월내 예금 만기도래액 76조, 자금이탈 방지 나서
주요상품 금리 3.6~3.8% → 3.8~3.9% 상하단 인상
상호금융권도 특판 출시…금융당국, 경쟁 예의주시

은행권에서 연 4%대 예금이 늘어나는 가운데 5대 은행도 예금금리 인상행렬에 가담했다. 지난해 말 대규모 머니무브를 일으켰던 고금리 예금의 만기가 돌아오자 다시 은행권이 금리 경쟁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도 금리를 올리고 특판상품을 내놓고 있어 금융권 '수신경쟁'이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 정기예금 상품인 'KB Star 정기예금' 금리(12개월 만기)를 3.9%로 0.1%포인트(p) 인상했다. 지난 15일에는 하나은행이 '하나의 정기예금' 금리를 3.9%로 0.1%p 높였다. 신한·우리·NH농협은행도 일제히 예금금리를 올리며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주요 정기예금(12개월) 상품 최고금리는 이날 기준 3.85~3.90%로, 전달(3.65~3.85%)에 비해 상하단이 모두 올랐다.

은행권이 예금금리를 올리는 것은 지난해 연말 판촉 경쟁을 벌였던 고금리 예금 만기가 돌아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9월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은행들은 연 5% 이상의 고금리로 예금을 끌어모았다. 실제 5대 은행의 이달부터 6개월(올 9월~내년 2월) 내 정기예금 만기 도래액은 76조1803억원으로 집계됐다.

범위를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으로 넓히면 100조원 이상의 고금리 수신 상품의 만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금융권 수신 잔액은 111조4612억원 증가했다. 은행권의 정기예금(1년 이상~2년 미만)과 저축은행·신협·상호금융·새마을금고의 수신 증가액을 합한 수치다.

저축은행을 비롯해 2금융권은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높이고 있다. 이날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4.17%로 전달(연 4.06%) 대비 0.11%p 뛰었다.


상호금융권도 특판상품을 내놨다. 지난 12일 경남 멸치권현망수협은 12개월 만기로 연 7% 금리를 주는 적금을 선보였다. 기본금리가 6.9%로 높고 납입한도도 300만원으로 많아 출시 전부터 입소문을 타며 출시 1시간 만에 조기 소진됐다. 청주의 제일새마을금고도 지난 1일부터 연 8% 금리의 적금을 대면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금융권이 금리 경쟁을 하는 모습이지만 지난해말처럼 예금금리가 5~6%대까지 뛰는 출혈경쟁까지는 이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당국도 금리 경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건전성 문제가 불거져 2금융권이 대폭 금리를 인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금융당국도 수신금리 인상 자제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어 향후 소폭 오르면서 인상 흐름이 마무리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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