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력단절여성 퇴사 이유 물어보니..노동조건 개선 필요했다

머니투데이 김지현 기자 | 2023.09.17 14:24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연구 보고서.. "경력단절 당시 유연근무 어려웠다"

서울시 경력단절여성은 결혼·임신·출산 등을 이유로 직장을 그만뒀으며, 일을 계속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지원으로 노동조건 개선을 꼽았다. 경력단절을 겪은 여성 10명 중 4명은 이전의 경력을 이어가고 싶어했다.

17일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의 '경력보유여성 지원 정책 발전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 경력단절여성은 약 22만명으로, 기혼 및 비취업여성이 감소하며 2019년 29만8000명, 2012년 35만2000명과 비교했을 때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만 55세 미만 기혼여성 전체(136만8000명)의 16.1% 수준이었다.

재단은 이 중 서울에 거주하는 700명의 경력단절여성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그 결과 당시 일자리를 그만둔 이유로는 결혼이나 임신·출산 등 생애사건으로 인한 경우가 19.6%로 가장 많았다. 직장 내 성희롱이나 차별, 상사나 동료와의 갈등도 15.1%로 나타났다. 낮은 임금이나 긴 근무 시간, 계약기간 만료 등이 13.4%, 자녀 양육 및 교육, 부모 간병 등 가족돌봄 사유가 12%, 직장의 파산이나 휴업 등이 11.9%로 그 뒤를 이었다.

일을 지속하기 위해 어떤 지원이나 환경이 필요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노동조건 개선(22.7%)'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직업 전망 지원(18.5%) △조직문화 개선(17.6%) △가족 돌봄 및 자녀 교육 지원(16.5%) △재충전 기회(15.4%) △고객과 매출 증가 등 경영 개선(9.4%) 순으로 답을 했다. 연구진은 "애초에 경력단절이 발생할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좋은 일자리로의 진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경력이 단절될 당시 일자리의 전반적인 분위기(복수응답 가능)에 대해서는 대부분(77.5%)이 '출퇴근시간 조정 등 유연근무 하는 것이 어려웠다'에 동의했다. 또 '직원들의 경력 유지와 역량 개발에 관심이 적었다(70.1%)', '육아휴직·출산휴가를 사용하기 어려웠다(66.7%)' 등의 분위기에도 공감대를 보였다.


향후 경제활동 의사와 관련해서는 유사한 분야에서 일하기를 원한다고 응답한 여성이 38.7%였다. 이전과 다른 분야에서 일하기를 원하는 여성은 28.1%였다. 희망하는 경제활동 형태로는 취업을 선택한 여성이 77.9%였고, 이들 중 전일제 형태를 꼽은 경우가 59.6%로 가장 많았다. 시간제는 25.7%에 그쳤다.

경력단절여성 중 다시 일을 하고 싶어하는 이들의 절반 이상(58.4%)은 '구인·구직 사이트 검색'을 이용해 개인적으로 찾아보고 있었다. 아울러 △워크넷·고용센터 등에 구직자 등록(42.7%) △입사지원서 제출(28.3%) △관련 분야 및 희망 분야 교육 수강(24.1%) 등의 방법도 활용했다.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여성은 12%로 자녀 양육 등이 이유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연구진은 "채용 의사가 있는 기업을 목록에 넣고 관리하는 것뿐 아니라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역량과 구인 과정의 어려움 등을 확인하고 대응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구인처 발굴이 필요하다"며 "경력단절 이전의 경력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만큼 일 유형을 함께 고려해 여성의 노동시장 재진입과 경제활동의 지속가능성 제고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력단절여성에 대한 구직활동 지원 시에는 멘토링 및 현장 체험 등을 통해 현직자와의 접촉 기회 등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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