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비싸" 외면당했던 아파트 '반전'…'줍줍'에 수천명 우르르

머니투데이 김효정 기자 | 2023.09.18 05:30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분양가상한제 주택의 분양가격 산정에 활용되는 기본형건축비가 6개월 만에 1.7% 상승했다. 콘크리트 등 자재비와 노무비 인상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당 기본형건축비(16~26층 이하, 전용면적 60~85m² 지상층 기준)가 지난 3월 1일 기준 194만3000원에서 이달 15일 기준 197만6000원으로 소폭 오른다. 15일 서울 시내의 한 주상복합 공사현장 크레인 너머로 주거단지가 보이고 있다. 2023.9.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른바 '줍줍(무순위 청약)' 열기가 다시 뜨겁다. 수년 전 가격으로 공급된 단지뿐만 아니라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인 신축 단지 무순위 청약에도 수천여명이 몰리고 있다. 무순위 청약 규제 완화에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수요자들이 경쟁력 있는 매물 찾기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17일 한국부동산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1일 진행된 하남시 덕풍동 '더샵 하남에디피스' 2가구 무순위 청약에는 3만7495명이 접수했다. 일반공급 물량인 전용 84㎡ 1가구에만 3만6491명이 몰렸다. 이 단지 전용 84㎡ 공급가는 2021년 9월 책정된 7억2492만원으로, 인근 시세와 비교하면 최소 3억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이처럼 무순위 청약은 본청약 당시 공급가로 공급된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었다. 지난 6월 무순위 청약으로 공급된 동작구 '흑석리버파크자이' 2가구 모집에 93만명이 몰린 이유도 당첨 즉시 최소 5억원의 시세차익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분양시장 분위기는 다르다. 높은 분양가에도 무순위 청약 경쟁률이 치열하다. 국평 12억원대로 화제가 된 광명4구역 재개발 단지 '광명센트럴아이파크' 무순위 청약에는 27가구 모집에 3450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은 127.8대1, 최고 경쟁률은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던 84㎡B 타입에서 206대1을 기록했다.
고분양가로 외면당했던 단지들도 흥행하고 있다. 지난해 청약이 미달된 경기 화성 동탄2지구 '어울림파밀리에'는 지난달 무순위 청약 1가구 모집에 3057명이 몰렸고 '숨마데시앙' 2가구 모집에는 4847명이 신청, 2423대1의 경쟁률을 썼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최근 수도권 중심으로 분양시장이 살아나면서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는 물건을 찾다 보니 무순위 청약 물량으로 관심이 쏠리는 것"이라며 "신규 공급 분양가가 떨어진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당장 시세차익이 없더라도 최소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가 무순위 청약 자격 요건을 완화한 것도 경쟁률이 높아진 요인이다. 지난 2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으로 국내 거주하는 성인이면 누구나 접수가 가능해졌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부동산 경기가 좋아지면서 본청약도 경쟁률이 높아지는 와중에 무순위 물량이 공급된다면 사람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며 "전국 다주택자들이 넣다보니 수만대1의 경쟁률이 나오는 건데, 지역별 양극화를 반증하는 현상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오는 20일에는 인천 부평구 십정동 '힐스테이트 부평' 무순위 청약 물량이 나온다. 전용 59㎡ 1가구, 75㎡ 6가구(특별공급 3가구·일반공급 3가구), 84㎡ 5가구(특별 1·일반4) 등 12가구다. 다만 이번에 공급되는 물량은 계약취소분으로 인천광역시에 거주하는 무주택 세대원만 접수 가능하다. 공급가는 전용 84㎡ 기준 4억7000만원대~5억4000만원대로 최소 약 1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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