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들의 감산 조치와 기후변화의 여파로 원자재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브렌트유에 이어 서부텍사스중질유(WTI)까지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한 데다 정제설탕 가격은 1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미국 생우(Live cattle) 가격은 21세기 들어 최고가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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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상승에 에탄올 덩달아 올라… 설탕 생산↓━
투자정보제공업체 바차트는 정제설탕 가격이 급등한 이유로 브라질의 헤알화 강세와 국제유가 상승을 꼽았다. 브라질은 설탕 생산량 1위 국가로, 전세계 설탕 생산량의 20%를 담당하고 있다. 헤알화 가치는 종가 기준 지난 9일 헤알당 0.2009달러였다가 전날까지 2.44% 상승해 헤알당 0.254달러를 기록했다. 헤알화 강세로 업자들이 수출 물량을 줄이면서 공급이 부족해졌다는 설명이다.
국제유가도 정제설탕 가격 상승에 일조했다고 바차트는 분석했다. 에탄올 가격이 국제유가를 따라 덩달아 뛰면서 브라질 가공업자들이 사탕수수에서 설탕 대신 에탄올을 뽑아내고 있다는 것.
여기에 기후변화까지 겹쳐 설탕 가격은 당분간 고공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대 설탕 무역업체인 알빈은 올해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인 인도의 생산량이 급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기 강수량이 평균치를 밑돌면서 인도 경작업자들이 사탕수수 재배를 줄여나갈 것으로 보이며, 인도가 재고 확보를 위해 설탕 수출 제한에 나설 것이란 예측이다. 세계 4위 생산국인 태국도 설탕 대신 카사바 재배를 늘려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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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턴트 커피 원료' 로부스타 원두 15년 만에 최고 수준━
로부스타 원두 선물 가격은 15년 만에 역대 최고 수준이다. 지난 5월 10톤당 2783달러를 기록하면서 15년 만에 2750달러 선을 넘었다. 이후 꾸준히 올라 6월 27일 10톤당 2930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뒤 2500달러 선을 지키고 있다. 엘니뇨 현상으로 기후가 덥고 건조해져 커피 생산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타임스는 지난 6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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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우 선물가, 21세기 최초로 185달러 돌파━
이 역시 공급 부족 때문이다. 축산전문매체 미트폴트리가 지난달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내 축산용 소는 9590만 두로 전년 동기 대비 3% 하락했다. 이중 소고기를 얻기 위한 육우 숫자는 2940만 두로, 1971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수년째 이어지는 건조한 기후와 원자재 등 비용 상승으로 인해 축산업계가 사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사육량을 늘리기는커녕 현 상태를 유지하기도 버겁다는 것. 한 축산업자는 WSJ에 "100만 달러를 들여 4000달러를 벌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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