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쓰려 내시경 해도 문제없다는데…4명 중 1명 앓는 '소화불량' 원인은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 2023.09.15 10:11

[박정렬의 신의료인]



바쁜 일상 속 소화불량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성인 4명 중 1명이 소화불량을 경험했거나 치료 중이라는 통계도 있을 정도다. 소화불량이면 소화기관의 기능장애에 따라 식후 포만감(상복부가 팽팽하게 팽창된 느낌), 조기 만복감(식사 후 얼마 되지 않아 배부르고 더 이상 식사를 할 수 없는 느낌), 속쓰림, 메스꺼움, 명치 통증 등의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소화불량은 소화성궤양이나 위암 등으로 인한 '기질성 소화불량'과 내시경 검사 등에서 특별한 이상 소견을 보이지 않는 '기능성 소화불량'으로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소화불량이라고 하면 주요한 검사에서 이상 소견을 보이지 않는 기능성 소화불량을 말한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운동 이상으로 인한 위 배출 능력의 저하 △위 적응장애 △ 위산에 대한 과민성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십이지장의 약한 염증 △심리 환경적 요인 등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화불량을 진단할 때는 병력 청취와 복부 검진을 포함해 혈액검사,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검사, 위내시경, 복부 초음파 및 CT 검사 등을 시행한다. 단순 소화불량이 아닌 경우도 있어 40세 이상에서 소화불량이 처음 발생한 경우나 그간 제대로 검사한 적이 없는 경우, 이유 없는 체중감소와 잦은 구토, 위장관 출혈이 동반되면 추가로 내시경 등 정밀 검사를 조기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시경 검사의 경우 소화성 궤양, 역류성 식도염, 위암을 직접 확인할 수 있고 조직검사나 헬리코박터 감염 검사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치료 역시 식이조절과 운동, 약물 등을 다양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먼저 식이요법은 음식에 대한 반응이 환자마다 다르기 때문에 스스로 맞는 음식을 찾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먹었을 때 소화불량 증상을 유발하는 음식은 피하고 과식이나 빨리 먹는 습관, 불규칙한 식사 등 나쁜 식사 습관은 소화불량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개선해야 한다. 가능한 지방이 많은 기름진 음식이나 탄산음료, 초콜릿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유제품(우유, 치즈, 요구르트 등)은 일부 환자에서 소화불량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고 밀가루 음식보다는 쌀로 만든 음식이 증상을 덜 일으킨다. 커피보다는 차를 마신다. 의외로 콩이나 양파를 먹고 소화불량이 심한 사람도 있어 참고한다.

소화불량 환자는 정상인보다 상대적으로 운동량이 적다는 보고들이 많다. 적당한 운동은 소화불량을 개선하는 '보약'이므로 걷기 등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는 게 바람직하다. 약물 요법으로 위산 분비 억제제나 위장 운동 촉진제가 쓰인다.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는 우울증, 불안증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기본적인 생활 습관 조절이나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다면 항우울제나 항불안제를 조기에 써볼 수 있다.

세란병원 내과 홍진헌 과장은 "소화불량을 자주 경험한다면 증상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음식을 멀리하고 심리 환경적인 요인을 밝혀내 교정하거나 회피하는 동시에 단기적인 약물요법을 함께 시도한다"면서 "소화불량 증상이 있다고 무조건 내시경 검사를 시행할 필요는 없지만, 위암의 가족력이 있거나 내과적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는 소화불량 증상이 지속되면 역류성 식도염이나 위암 등 질병을 감별하기 위해 내시경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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