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가계부채 증가 핵심은 부동산…집값, '여전히 고평가'"(상보)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세종=유선일 기자 | 2023.09.14 15:08
1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3년 9월) 설명회가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이주용 동향분석팀장, 방홍기 정책기획부장, 이상형 부총재보, 홍경식 통화정책국장, 김병국 정책협력팀장/사진제공=한은
한국은행이 고금리에도 불구, 가계부채가 급증하는 금융 불균형 현상이 나타나는 핵심 요인으로 부동산을 지목하고 정책의 일관성을 주문했다. 정부의 대출 완화 정책이 집값 상승을 부추겨 통화 긴축 효과를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현재 집값은 소득 등 여러 경제 여건을 고려할 때 '여전히 고평가'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글로벌 고금리 환경이 조기에 해소될 것이란 시장 기대가 커지고 있는 데 대해서도 '섣부른 예단'이 될 수 있다고 경고장을 날렸다.

한국은행은 14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최근 주택 가격이 오르고 덩달아 가계부채가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같이 밝혔다. 집값은 지난해 빠른 하락세를 보였지만 올들어 하락세가 둔화하더니 지난 7월부터 상승전환했다. 거래량도 증가세다.

한은은 "주택가격이 소득과 괴리돼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기초 경제여건 등과 비교해볼 때 여전히 고평가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집값이 뛰면서 지난해 9월 이후 완만한 감소세를 지속해오던 가계대출이 지난 4월부터 주택관련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증가폭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 4월 이후 5개월 간 25조1000억원 증가했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수준이 과도하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가계부채는 주요국과 달리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없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거시경제 및 금융안정을 저해하는 수준에 이른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80%를 넘으면 경제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100%를 상회한다.

한은은 "과도한 수준의 가계부채는 장기성장세를 저해하고 자산불평등을 확대하는 등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중장기적 시계에서 디레버리징을 지속하기 위한 정책당국 간 일관성 있는 공조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은은 이날 글로벌 긴축 기조가 당초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상형 한은 부총재보는 설명회에서 "미 연준(연방준비제도, Fed)의 고금리가 길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제적인 고금리 환경이 조기에 해소될 것이란 생각은 섣부른 예단이 될 수 있어 우리도 국제적으로 고금리 환경이 길어질 수 있단 점에 유의하며 적응력을 키워나가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향후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관련해선 "여전히 물가나 미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 최근의 금융불균형 상황 등 여러 무시할 수 없는 요인들이 있는 상황"이라며 "그런 요인들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보면서 금리인상 필요성을 점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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