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간 공정을 1시간만에…필옵틱스, 현존 최고 반도체장비 승부수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 2023.09.14 14:38
강상기 필옵틱스 부사장이 지난 12일 경기 오산시 필옵틱스 본사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기존 장비로는 10시간 넘게 걸리는 걸 저희는 1시간 이내로 단축할 수 있습니다."

지난 12일 경기 오산시 필옵틱스 본사에서 진행된 기업설명회에서 필옵틱스 관계자는 반도체 첨단제조 장비인 TGV(글라스관통전극)를 시연해 보이며 이같이 말했다. TGV는 저온도·저전력을 구현할 수 있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인 글라스 기판 패키징에서 핵심 공정을 담당하는 장비다.

반도체 패키징에 사용되는 기판은 보통 실리콘이나 필름(PI)을 소재로 하지만 글라스 기판 패키징은 유리를 기판으로 사용해 반도체 효율을 더 높인다. 기판 위에 심은 여러 칩들을 연결하려면 기판에 무수히 많은 미세구멍을 뚫어야 하는데 기존 장비로는 가로X세로 515X510mm 크기의 유리 기판에 20만여개의 구멍을 뚫는데 약 10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필옵틱스는 새로운 TGV 장비를 이용하면 이를 1시간 이내로 확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상기 필옵틱스 부사장은 "당사가 개발한 TGV 장비를 이용하면 글라스 기판 생산능력은 10배 이상 증가할 수 있다"며 "올해 첫 수주를 받았고 내년 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장비가 회사의 새로운 캐시카우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내비쳤다.

필옵틱스는 반도체 신사업뿐 아니라 기존 주력 사업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와 2차전지 부문에서 지속적인 실적 증대로 2027년에는 자회사 필에너지를 포함 연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필옵틱스가 연 3000억원, 필에너지가 연 700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한다.

당장 기대되는 건 OLED 시장 확대다. 기존에 LCD(액정표시장치) 위주로 제품을 생산했던 애플이 내년부터는 아이패드 등으로 OLED를 확대 적용하면서 시장도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애플도 2025년부터 폴더블폰을 출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플렉서블(flexible) 디스플레이 수요도 급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필옵틱스는 OLED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얇은 유리 커버를 레이저로 절단하는 장비를 제조한다. 깨지기 쉬운 유리 특성상 레이저 장비로 균열이 없이 깔끔하게 유리 커버를 재단하는 것이 핵심 기술력이다. 폴더블폰 유리 커버는 두께가 더 얇아 더욱 정밀함이 요구된다. 필옵틱스 관계자는 "머리카락 두께보다 얇은 폴더블폰 유리 커버도 레이저 장비를 이용해 손쉽게 재단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2차전지 부문에서는 자회사 필에너지가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필에너지는 2차전지 공정에서 핵심인 레이저 노칭(Notching·재단)과 스태킹(Stacking·적층)을 통합한 일체형 장비를 주력으로 공급한다. 현재 레이저 노칭 기술을 중심으로 고객사 다변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음극 고속화 기술과 함께 양극 합제부에 적용할 수 있는 레이저 노칭 기술 개발을 완료해 업계 최초로 양산라인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시장에서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4680 배터리(지름 46mm, 길이 80mm인 원통형 배터리)를 제조하는 와인딩 장비도 현재 개발을 완료해 글로벌 배터리사들을 대상으로 시연을 하고 기술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또 다른 신사업으로 태양광 장비도 개발 중이다. 강 부사장은 "필옵틱스가 보유한 레이저 응용 기술을 활용해 차세대 태양전지인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등에 대응할 수 있는 신규장비를 개발하고 있다"며 "신규사업을 확장해 2027년에는 사업다각화를 통한 매출 안정화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실적도 성장세다. 필옵틱스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34.3% 늘어난 2042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 증가한 10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7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필에너지 역시 지난해 매출액 1897억원, 영업이익 16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4.9%, 128.4%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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