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에 200만 중국인 몰려온다"...6년만에 호황 맞는 호텔신라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 2023.09.14 16:01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遊客)들이 31일 오후 제주 시내 관광을 마친 후 쇼핑을 위해 신라면세점 제주점으로 향하고 있다. 2017년 '한한령(한류제한령)' 이후 6년5개월 만에 크루즈선 '블루드림스타호(Blue Dream Star·2만4782t)를 타고 온 이들은 8시간 가량 제주에 머문 후 일본으로 향한다. (제주도사진기자회) 2023.08.31.
#명동 올리브영에 중국인 관광객이 바글바글해졌다. 서울 시내 빨간 관광버스 불법주차가 크게 늘었다. 시내면세점의 K-패션 브랜드 MLB 매장 앞에는 이미 양손 가득 쇼핑백을 든 중국 관광객들이 아예 박스째 옷을 사가며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귀환 최대 수혜주로 호텔신라가 주목받고 있다. 호텔신라 주가는 지난 2015년, 2018년 중국인 관광객 유입에 힘입어 주가가 폭등했으나 이후 한한령(중국 내 한류 금지령)과 코로나19를 겪으며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했다. 최근 유커 수혜주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인다.

14일 코스피 시장에서 호텔신라는 전일과 동일한 8만6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최근 3개월새 주가가 17.4% 상승한 가운데 투신(360억원)과 연기금(1215억원)의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다.


31일 오후 제주시 연동 신라면세점 제주점에서 중국 국적의 크루즈 '블루드림스타호(Blue Dream Star·2만4782t)를 타고 온 관광객들이 쇼핑하고 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태운 크루즈선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2017년 3월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로 왕래가 끊긴 이후 6년 5개월여 만이다. 2023.8.31/뉴스1
중국에서 단체관광이 재개되고 중국 내 반일정서가 심화되면서 한국이 여행지로 반사익을 얻으며 최근 중국인 관광객 입국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또, 정부가 올해 중국인 관광객을 200만명 유치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16%포인트 높이겠다고 밝혔다. 지난 4일 문화체육관광부는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중국인 방한 관광 활성화 방안'을 정부 합동으로 발표하며 중국인 단체관광객 전자비자 수수료를 연말까지 면제하고, 쇼핑할 때 세금 환급 절차를 간소화하고 혜택을 확대하기로 했다. 장미란 제2차관은 "중국 관광객의 건전하고 왕성한 국내 소비활동은 내수 활성화를 위한 강인한 추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호텔신라는 중국인 관광객이 주로 방문하는 서울 시내와 인천공항, 제주 시내에 각각 면세 사업장을 보유해 유커 방한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8월 이후 중국 여행 관련 사이트인 트립닷컴 내 방한 상품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서울 강북 면세점 중심으로 매출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권역 내 해외여행 수요 회복의 최대 수혜주"라며 "호텔신라는 면세점 3사 중 면세 매출 비중이 가장 높고, 중국인 관광객이 집중된 지역에 면세점을 가지고 있어 수혜가 가장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는 면세점 사업 비중이 높고 긴 업력을 바탕으로 구축한 여행사 네트워크는 단체 여행상품에 신라면세점이 여행코스로 추가될 수 있는 경쟁우위가 될 것"이라며 "면세점이 단체관광 상품의 여행 코스로 포함된다는 것은 호텔신라가 중국 단체관광 재개의 직접적인 수혜주라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2018년 이후 국내 면세 시장은 따이공(중국 도매 보따리상) 중심으로 재편됐고, 따이공의 협상력이 강화되면서 마진율이 감소했다. 이 연구원은 "기존 주력 고객이던 따이공 대비 단체 관광객의 판매 마진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앞서 호텔신라는 지난 2분기 매출액은 전년비 25.6% 감소한 8669억원, 영업이익은 55.6% 증가한 69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부진했으나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큰 폭으로 웃돌며 사상 최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중국 단체관광 재개 전부터 이미 해외여행 수요 회복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박상준 연구원은 "2024년 한국 면세점 시장은 해외여행 수요 정상화, 인천공항 면세점 영업 면적 확대 등으로 올해 대비 +20% 성장할 것"이라며 "중국 단체관광 재개 수혜는 호텔신라, 신세계, 현대백화점 순으로 크겠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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