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소송변호사로서 느끼는 조정의 묘미는"- 법무법인 태림 백지예 민사전문변호사

머니투데이 중기&창업팀  | 2023.09.13 16:51
흔히들 법적 분쟁이 발생했을 때 '법대로 해라', '소송한다'는 말을 하곤 한다. 이러한 말의 전제는 주장과 증거를 모두 제출하고 끝까지 시시비비를 가려서 공정한 판사님의 판결을 받겠다는 것이다.

백지예 민사전문변호사/사진제공=법무법인 태림
그런데 이러한 소송을 하려면 1) 내가 구하는 청구를 요건사실에 맞추어 기재한 소장을 제출해야 하고, 2) 법원은 이를 상대방에게 송달하고, 3) 송달받은 상대방은 30일 내에 답변서를 제출해야 하고(권고), 4) 답변서 제출 이후 1~2개월 내 1회 변론 기일이 지정되고, 5) 이후 통상 1개월에 한 번 정도 열리는 변론 기일에 맞추어 3~4회 정도의 쌍방 공방이 이루어진 다음에야 6) 판결이 선고된다. 일반적인 소송을 할 경우 1)에서 시작하여 6)까지의 절차를 거치게 되므로 그 기간은 족히 1년이 소요되는 것이다. 이 과정은 당사자에게 매우 길고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민사에 관한 분쟁을 조정 절차에 따라 당사자의 자주적, 자율적 분쟁 해결 노력을 존중하면서 적정 공정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해결함을 목적으로 하는 조정제도(민사조정법 제1조 참조)는 당사자가 법원에 이를 신청할 수도 있고, 필요에 따라 1회 변론 기일 이후 또는 그 전 언제라도 해당 사건을 담당하는 재판부에서 조정기일에 회부하기도 한다. 통상 소송이 시작되면 당사자는 최소 1회의 조정을 거치게 된다.

변호사로서 경력이 길지 않았을 때에는, 조정제도로 얼마나 분쟁이 해결될지에 대하여 회의적일 때가 많았다. 어차피 당사자간 갈등이 원만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굳이 변호사까지 선임하여 소송까지 하게 된 것인데, 그 이후 당사자간 서로 양보하여 조정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민사전문변호사로서 여러 소송을 수행할수록, 의외로 조정으로 사건이 종결되는 경험을 종종 하게 된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당사자 사이 갈등이 격화되어 소송으로 전쟁을 선포하였더라도,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그 감정의 냉각기를 거치게 되고, 또 일반적인 소송이 진행되는 속도를 보면 당사자 역시 '빨리 끝내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사실 조정제도는 모든 소송 관여자들의 시간과 비용을 줄여준다는데 모든 관여자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놀라운 제도이기도 하다. 즉 당사자는 긴 소송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고, 서로간 공방이 오가는 동안의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

이 경우 변호사의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법원 역시 당사자 사이 원만하게 사건을 해결하면 판사가 모든 주장과 증거를 면밀히 검토하고 시시비비를 온전히 가려 판결문을 쓰는 시간을 아낄 수 있게 되므로 이익이다. 이러한 점에서 소송 절차와 관련된 모든 당사자가 조정이 성립되도록 노력하게 되는 것이다.

법원의 조정 성립에의 노력은 조정사무를 수행하는 조정위원들의 몫이다. 그래서 조정을 위하여 애써주시는 조정위원들에게 고마울 때가 많다. 필자도 조정 사무를 여러 번 수행하면서 조정위원들과 자연스럽게 라포를 쌓게 되고, 의뢰인 또는 상대방을 설득하여 조정을 이끌어 내야하는 변호사의 노력을 조정위원들이 대신해주는 경험을 하면서 조정 제도의 존재 이유를 체감하게 된다.

끝까지 잘잘못을 가려 판결을 받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서로간 법정 다툼에서 오는 시간과 노력을 아껴 다른 곳에 사용하는 것이 생산적일 수 있다. 누군가와의 법정 다툼을 예상한다면 조정신청을 고려해보자. 이 경우 의뢰인의 입장을 조정위원들에게 충분히 전달하여 공감을 얻고, 조정위원들을 통해 이를 상대방에게 설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조정 성립 경험이 풍부한 민사전문변호사를 찾아야 할 것이다. / 글 법무법인 태림 백지예 민사전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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