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압타머사이언스, 폐암 건강검진 시장 뚫었다…녹십자 공급 확정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 2023.09.12 08:43
압타머사이언스 CI. /사진제공=압타머사이언스
압타머 플랫폼을 보유한 바이오 기업 압타머사이언스가 폐암 건강검진 시장에 진입했다. 자체 개발한 폐암 진단키트 '압토디텍트 렁'(AptoDetect-Lung)을 국내 검체검사 5대 수탁기관 중 하나인 녹십자의료재단에 전격 공급한다. 녹십자의료재단과 연계한 의료기관이나 건강검진센터 등에서 압토디텍트 렁을 활용한 폐암 검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폐암 검사 사업의 성장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쾌거란 평가다.

특히 압토디텍트 렁의 건강검진 시장 진출로 폐결절이 발견된 환자뿐 아니라 폐암 조기 검사를 희망하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폐암 검사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단 점에서 의미가 있단 분석이다. 또 국내뿐 아니라 중국 등 해외 시장 공략도 내년부터 성과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압타머사이언스는 가파르게 성장하는 기업 건강검진 시장에서 폐암 검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녹십자의료재단을 통한 폐암 진단키트 공급을 시작했다고 12일 밝혔다. 압토디텍트 렁이 건강검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녹십자의료재단은 압토디텍트 렁이 기업 건강검진 분야에서 핵심 검진 항목으로 자리 잡도록 전략적 프로모션을 전개할 예정이다.



상급종합병원 이어 건강검진 시장 진입 '성과'


압토디텍트 렁은 3등급 체외진단 의료기기다. 압타머사이언스는 압토디텍트 렁을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인증을 받은 GMP(의약품 제조·관리기준) 시설에서 생산하고 있다. 유럽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인 'ISO 13485:2016' 인증을 보유했다.

압타머사이언스는 상급종합병원의 비급여 적용과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압토디텍트 렁의 경쟁력을 입증한 데 이어 건강검진 시장 진출이라는 성과를 확보했다.

앞으로 녹십자의료재단이 건강검진 시장에서 확보한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활용하면 압토디텍트 렁의 공급량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계약을 맺은 서울아산병원과 경희대병원을 포함한 상급종합병원과 1~2차 병원뿐 아니라 전국의 건강검진센터를 대상으로 폐암 진단키트 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압타머사이언스는 국내뿐 아니라 중국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겠단 전략이다. 중국에서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중단된 임상을 재개하고 싱가포르에선 마케팅 차원의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본격적인 시판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현지 네트워크를 보유한 국내외 빅파마(대형 제약사)와 제휴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24년부터 해외 시장에서 압토디텍트 렁 매출을 일으키겠단 목표다.

압타머사이언스 내부 추정에 따르면 압토디텍트 렁의 2023년 매출은 비급여 시장이 주를 이루고 2024년부터 건강검진 매출이 비급여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25년부터 해외 시장 매출이 더해지면 연간 매출액은 수백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폐 결절이 발견된 약 3000명의 인원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대규모 전향적 임상이 완료되면 압토디텍트 렁의 보험급여(검사비에 건강보험 혜택)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비급여 및 건강검진 시장 침투가 계속되는 가운데 보험 급여 목록 등재에 성공할 경우 압토디텍트 렁은 압타머사이언스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압토디텍트 렁, 기존 폐암 검사 한계 극복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행한 건강검진통계연보에 따르면 2021년 전체 건강검진 수검인원은 1695만명이다. 암 검진 수검률은 56.6%로 전년 대비 7.5%포인트 상승했다.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전 세계에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검진 시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폐암 검사는 주로 폐결절 발견 환자 위주로 진행했다. 앞으로 압토디텍트 렁을 활용한 폐암 조기 검사 수요가 늘 경우 일반 검진 대상자 사이에서 폐암 검사가 활발해질 수 있다.

특히 폐암은 조기 진단이 어려워 5년 생존율이 20~25%에 불과하다. 폐암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조기 진단이 필요하다. 최근 폐암 치료에 효능이 있는 치료제가 다수 개발되고 있는 만큼 조기에 폐암을 발견하면 완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현재 의료 시장에서 폐암 진단에 가장 보편적으로 쓰는 '저선량 흉부 CT 촬영'(LDCT)은 위양성률이 90%에 달한다. '위양성률 90%'는 LDCT 검사에서 '폐암' 의심자로 판명된 100명 중 90명이 단순 결절이란 의미다. 그만큼 검사 정확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뜻이다.

반면 압토디텍트 렁의 정확도는 LDCT 대비 월등히 높은 민감도 75%, 특이도 92%를 자랑한다. 또 검사 편의성, 키트당 검사 인원, 가격 등에서 경쟁력을 갖췄단 설명이다. 이를 토대로 압토디텍트 렁은 2017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허가를 받았다. 이어 2018년 유럽의약품청(EMA)로부터 CE인증을 받았다. 2022년엔 보건복지부로부터 평가 유예 신의료기술 대상으로 선정됐다.

압타머사이언스 관계자는 "압토디텍트 렁은 LDCT의 비교적 떨어지는 폐암 검사 정확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 제품"이라며 "서울아산병원과 경희대병원 외 상급종합병원을 추가로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영업력을 강화하는 한편 건강검진 전문업체와 협업을 꾸준히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폐암 검사-신약 개발' 투트랙 성장 전략 본격 가동


압타머사이언스는 압토디텍트 렁 상용화 뒤 공급 확대 노력을 이어가는 동시에 압타머 기반 신약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압타머사이언스의 대표 파이프라인인 고형암 치료제(AST-201)는 앞서 전임상을 통해 간암과 폐암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18년 만에 압타머 2호 신약에 대한 품목허가를 승인하면서 압타머 기반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글로벌 제약사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압타머사이언스는 국내외 기업과 주요 파이프라인의 공동개발 또는 기술이전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압타머사이언스 관계자는 "현재 압토디텍트 렁 생산능력만으로 연간 약 30만건의 폐암 검사가 가능하다"며 "향후 국내외 폐암 진단키트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 관리 시스템 기준에 부합하는 생산시설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압타머사이언스는 압토디텍트 렁의 시장 확대와 함께 신약 파이프라인 가치 제고라는 투트랙(Two-Track) 성장 스토리를 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압토디텍트 렁을 통한 실적 개선이 신약 파이프라인의 임상 연구를 견인하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며 기업가치 재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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