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본격화되는 생성형 AI 시대, 금융회사의 대응은?

머니투데이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 경영전략연구실장 | 2023.09.12 05:30
알파고가 AI(인공지능)시대의 서막을 알린 이후 올해 챗GPT 등 생성형 AI는 본격적인 AI 시대를 열고 있다. 생성형 AI는 텍스트, 이미지, 음악, 동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축적된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새로운 합성 데이터를 생성해낸다. 초기에 우위를 선점하지 못하면 도태되기 때문에 생성형 AI를 활용한 서비스 경쟁이 치열하다.

생성형 AI의 영향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존재한다. 고령화로 인해 경제성장에서 고용보다 기술에 의한 생산성 증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생성형 AI가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반면 영국 이코노미스트(Economist)지는 생성형 AI가 지금의 경제 지형을 완전히 뒤집을 정도는 아니며 고용 안정을 중시하는 정부의 규제 강화로 생성형 AI 도입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지난 8월 발표된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금융업은 생성형 AI를 가장 많이 활용할 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량의 데이터를 다루고 복잡한 작업이 많기 때문이다. 셀프서비스 확대, 고객 응대력 제고 등에서 큰 효과가 기대된다. 가령 금융상품 추천의 경우 소비자가 일일이 누르는 방식에서 벗어나 챗봇을 통한 대화를 통해 안내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은행 점포에서도 고객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AI 은행원'이 등장할 수 있다.

반면 생성형 AI는 금융회사에 위협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가짜 정보, 개인정보 유출, 저작권 침해 등이 우려된다. 데이터 수집에 대한 소비자의 저항과 편견도 극복해야 한다. 또 경쟁관점에서 금융회사가 빅테크에 더욱 종속되고 저마진 상품공급자로 전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금융상품중개, 대환대출 등 다양한 금융플랫폼이 활성화되는 가운데, 생성형 AI 기술로 무장한 빅테크 금융플랫폼이 초개인화된 대화기반 서비스로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여 판매 채널을 장악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정책당국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EU가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AI 규제 법안을 가결한 가운데 중국과 미국도 가이드라인을 내놓고 있다. 금융위원회도 지난해 8월 '금융권 인공지능 활용 활성화 및 신뢰확보 방안'을 내놓았고 올해 잇따라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금융 AI 데이터 라이브러리', '금융 AI 테스트베드' 등 공공 인프라 구축도 가시화되고 있다.


생성형 AI에 대한 국내 금융회사들의 움직임은 다소 신중하다. 올해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등으로 위험관리가 중요해지면서 우선순위에서 다소 밀리는 모양새다. 물론 전문 인력이 부족하고 투자 비용도 크다.

그만큼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따른 인력과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AI로는 불가능한 전문적 상담이 가능하도록 기존 인력을 재교육할 필요도 있다. AI 남용에 따른 부작용을 방지하고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제도와 시스템도 갖춰야 한다.

결국 금융회사 전체의 변화가 필요한 것이다. 많은 난관이 있겠으나 적극적으로 대응해 국내 금융회사가 한단계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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