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위축·오염수·고수온 3중고에 전남 완도 양식어가 노심초사

머니투데이 완도(전남)=나요안 기자 | 2023.09.08 15:21
고수온으로 폐사된 전복 더미/사진=나요안 기자
경기 침체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고수온 바닷물 등 삼중고에 시달리면서 전남 완도 어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8일 완도군 등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시작된 완도 전복의 가격하락이 지난달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후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바닷물 수온이 올라가면서 전복과 우럭, 광어 등의 폐사도 크게 늘고 있다.

현재 완도해역 바닷물 수온은 28~29도를 오르내리고 있다. 이런 현상은 지난달 14일부터 시작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해상가두리 전복 양식장의 최적의 해수온도는 24~26도다. 28~29도대 고수온이 사흘간 지속되면 전복 폐사가 발생하는데 이런 상황이 한달째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완도의 전복 양식 어가는 2551곳으로, 전국 전복 생산량의 70%대를 책임지고 있다. 최근 국내 경기 침체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전복 유통량의 급격히 감소하면서 전복 가격은 반토막이 났다. 실제로 소비자 가장 선호하는 kg당 10~12마리 크기의 전복 가격은 2만2000원 정도다. 지난해에는 3만원에서 3만9000원대였다. 특히 kg당 8~9마리로 구성된 전복 가격은 지난해 4만6000원에서 올해 2만5000원으로 50% 정도 하락했다.

지난 7일 직접 찾아가본 완도의 전복 어가와 완도전복주식회사의 분위기도 마찬가지였다. 약산면 해동리에서 10여 년째 전복양식을 하는 성모씨는 해상 가두리 양식장에서 죽은 전복을 선별해 내고 있었다. 15만 마리의 전복이 있는 이 양식장에선 치폐(어린 전복)의 경우 하루 2~30%, 성폐(다자란 전복)는 50% 정도의 폐사가 발생했다.
죽은 전복을 선별하고 있는 작업/사진=나요안 기자
성씨는 "10년 가까이 전복양식을 하면서 올해처럼 힘든 경우는 처음"이라며 "은행 대출 이자도 못 갚을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같은 날 전복주식회사 집하장에선 양식장에서 들어온 전복들을 선별해 활어 화물차에 싣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유성 완도전복주식회사 대표는 "전복 가격하락이 주춤한 상태이고, 미미하게나마 가격이 오르고 있다"면서 "이번 수산물대축제를 통해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크기의 전복을 집중 유통시켜 정체된 전복 물량에 숨통을 틔워 줄 것"이라고 말했다.


광어와 우럭을 양식하는 어가들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가격 상승은 지속되는데 고수온으로 집단 폐사하면서 팔 물고기가 없어서다.

완도군 군외면에서 광어양식을 15년째 하고 있는 최모씨 "이렇게 힘든 양식은 처음 해 본다"며 "출하가격은 올라가는데 팔 물고기가 없고, 지금 폐사된 물고기들은 한 달 정도만 키우면 판매가 가능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냉동창고에 보관 중인 죽은 광어/사진=나요안 기자
완도군 관계자는 "집중호우로 강진 인근의 댐에서 엄청난 양의 물을 방류해 갑자기 염분농도가 낮아져 양식어가들에게 많을 피해를 줬다"며 "엎진데 덮친격으로 고수온까지 지속되며 물고기 폐사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완도군은 죽은 광어와 우럭을 땅에 매립할 경우 2차 오염이 발생할 수 있어 죽은 물고기들을 냉동시킨 후 비료 공장으로 보낸다. 이어 액상 비료로 생산한 뒤 농가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한편 완도군의 수산물 유통 집계자료에 따르면 완도에서 생산되는 해주류를 포함한 어류, 전복 등의 유통량은 올 3월 1681톤을 기점으로 매달 하락해 지난 7월에 279톤까지 감소했다. 지난 3월 대비 80%나 감소한 수치다. 완도군은 전복 판매를 위해 신우철 군수와 전직원들이 나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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