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동안 중국은 공장, 고층 빌딩, 도로에 투자하여 경제를 발전시켰다. 중국의 경제성장 모델은 놀라운 성장기를 촉발시켜 중국을 빈곤에서 벗어나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수출 강국으로 만들었다.
이제 그 성장 모델이 고장났다.
추격성장에 효과적이었던 기존 방식은 이제 중국이 빚에 허덕이고 건설할 물량이 줄어들면서 그 효과가 퇴색하고 있다. 중국의 일부 지역에는 별로 쓰이지도 않는 교량과 공항이 가득하다. 아파트 수백만 채가 빈집이다. 투자 수익률이 급격히 감소했다.
문제의 징후는 중국의 암담한 경제 데이터를 넘어 먼 지방까지 확산되고 있다. 서남부의 윈난성은 최근 축구장 3개 크기의 새로운 코로나19 격리 시설을 짓는 데 수백만 달러를 지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이 몇 달 전 '제로 코로나' 정책을 종료하고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벗어난 지 오래된 상태에서 나온 발표다.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민간 투자가 약하고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관료들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차입과 건설을 계속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한다.
경제학자들은 오늘날 중국이 저성장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본다. 게다가 인구 감소와 미국 및 미 동맹국과의 관계악화로 인해 외국 투자와 무역이 위태로워지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경기 침체기가 아니라 한 시대의 끝자락일 수 있다.
"우리는 경제 역사상 가장 극적인 궤적의 전환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경제 위기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컬럼비아대학교 역사학 교수 애덤 투즈의 말이다.
중국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국제통화기금IMF은 향후 몇 년간 중국의 GDP 성장률을 4% 미만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지난 40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런던 소재 리서치 회사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중국의 추세성장률이 2019년 5%에서 3%로 둔화되었으며, 2030년에는 약 2%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추세로는 시진핑 주석이 2020년에 공언한 2035년까지 경제 규모를 두 배로 늘리겠다는 목표 달성에 실패할 것이다. 이는 중국이 중진국 이머징 마켓 대열을 졸업하기 어렵게 만들 뿐만 아니라 미국을 앞질러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이 되겠다는 중국의 오랜 야망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
과거 중국의 경제가 몰락하리라는 여러가지 예측이 있었지만 대부분 빗나갔다. 중국의 급성장하는 전기차 및 재생에너지 산업은 중국의 시장지배력이 여전히 막강함을 보여준다. 미국과의 갈등이 인공지능이나 반도체 같은 기술 부문에서 혁신을 가속화하여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그리고 중국은 재정 지출을 확대하는 등, 원한다면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수단을 여전히 갖고 있다.
그럼에도 경제학자들은 대체로 중국이 기존의 성장 촉진법의 효과가 체감하는 보다 어려운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여긴다.
이러한 기미는 팬데믹 이전에도 일부 눈에 띄었다. 중국 정부는 더 많은 차입과 호황을 누리고 있는 주택 시장에 의존해 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몇 년 간 중국 GDP의 25% 이상을 차지했다.
팬데믹 초기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는 데 성공하고 팬데믹으로 인한 미국 소비 급증으로 중국의 경제 문제는 한층 더 가려질 수 있었다. 이후 부동산 거품은 꺼졌고 서구의 중국 제품 수요가 감소했으며 정부 차입은 지속 불가능한 수준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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