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배터리 일자리...해외투자에 가려진 K배터리의 힘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 2023.09.10 14:46

[지역 살리는 배터리]③배터리 밸류체인과 '일자리 로드'

편집자주 | 수도권 집중화가 가속화된다. '지역 소멸'이라는 표현이 낯설지 않은 시대가 열린 지 오래다. 그런데 비수도권에 생명수와 같은 일자리들이 창출되기 시작했다. 배터리 밸류체인을 따라서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배터리를 둘러싼 오해가 있다. 반도체를 잇는 국가 핵심 산업임에도 국내 투자·고용에는 소홀하단 지적이다. 작고 가벼워 비행기로 수출하는 반도체와 달리 크고 무거운 배터리는 물류비 부담이 커 고객사 인근에 거점을 마련한다. 대규모 북미·유럽 투자가 이뤄진 이유다.

그렇다고 국내 투자에 소홀한 것도 아니다. 수도권 집약적인 반도체와 달리 충청·경상·전라권을 중심으로 설비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진다. 일자리도 당연히 이 배터리 밸류체인을 따라 형성될 수밖에 없다.

중심은 당연히 배터리 3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청주, 삼성SDI는 충남 천안과 울산광역시, SK온은 충남 서산에 각각 거점 생산시설을 마련했다. 3사 셀공장은 북미·유럽·중국 등지에 설치되는 해외 신설 공장의 모델이 된다. 이른바 '마더 팩토리(Mother Factory)'다. 제품개발·제조의 중심이 되는 공장이다. 생산 자동·효율화 작업을 거쳐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하면 이를 본따 해외에 설치하는 방식이다.

해외공장이 단순 노동자 중심이라면, 국내 공장은 부가가치를 높이는 핵심 설비기 때문에 고숙련 작업자가 주를 이룬다. 현대차그룹이나 일본 현지 배터리 수요가 높아지면서 이들 공장의 셀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중장기적인 추가 투자가 예상된다.

셀 생산을 위해선 안정적인 소재 공급이 필수적이다. 배터리 4대 핵심소재로 불리는 양극재·음극재·전해질·분리막을 비롯한 다양한 소재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 배터리산업 태동기에는 일본, 이후에는 값이 저렴한 중국 소재사에 주로 의존했다. 최근에는 국내 배터리셀 생산 증대에 발맞춰 대규모 소재 투자도 단행한다. 중국 의존을 낮출 뿐만 아니라, 일자리도 크게 는다. 이 역시 비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다.


LG화학은 청주에 양극재·분리막 공장을 운영하면서 신규 투자는 경상·전라권에 집중시켰다. 구미에 양극재 공장 설립을 예고했으며, 고려아연 자회사 켐코와 설립한 양극재 합작공장(JV)은 울산에 마련한다. 화유코발트와 설립한 전구체 생산 JV는 공장 부지로 새만금을 낙점했다. 국내에서는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에 주로 납품한다.

포스코퓨처엠은 광양·구미·포항에서 양극재를, 포항·세종에서 음극재를 생산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역시 최대 고객이다. 현재 광양에는 삼성SDI 공급용 양극재 공장이 새로 지어지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광양을 이차전지 밸류체인의 메카로 키우겠단 구상을 하고 있다. 포스코필바바라리튬솔루션·포스코HY클린메탈 등도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청주에서 양극재를 생산해 삼성SDI·SK온 등에 공급해온 에코프로는 포항을 신규 투자의 거점으로 삼았다. 영일만산업단지에 양극재(에코프로비엠), 양극재 핵심원료인 전구체(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수산화리튬(에코프이노베이션) 공장을 세웠다. 같은 포항에 위치한 블루밸리산업단지에도 이와 똑같은 에코프로 캠퍼스를 조성할 계획이다. 삼성SDI와는 양극재 JV 에코프로이엠을 포항에서 운영 중이며, SK온·GEM과 함께 새만금에 전구체 합작공장도 설립할 계획이다.

배터리 3사 모두에 분리막·동박을 공급하는 SK아이이티테크놀로지와 SK넥실리스 공장은 각각 충북(증평·청주)과 전북(정읍)에 소재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전북 익산에서 동박과 양극재 소재(LMO) 공장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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