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늘린 특례보금자리론…"月상환액 17만원 작다"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 2023.09.06 16:26

평균 대출액은 2.3억원으로 다른 정책모기지 대비 1억원 가량 많아...원금 안 갚는 체증식 비중 3배로 급증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한 달 전보다 6조원 증가한 1068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9월 이후 1년10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규모로, 가계대출은 주택구입 관련 자금 수요가 지속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시내 은행 가계대출 관련 현수막. 2023.8.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소득과 상관없이 최대 5억원 한도로 고정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특례보금자리론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대비 월 16만~17만원 가량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특례보금자리론의 차주당 대출액은 2억3000만원으로 과거의 정책모기지 대비 1억원 이상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김광욱 한국주택금융공사 연구위원은 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2023 주택금융 컨퍼런스'에서 "1분기에 특례보금자리론을 신청한 차주 1만3000명을 추출해 은행 주담대 변동금리 대출과 비교해 본 결과, 특례보금자리론의 원리금 상환액이 월 16만~17만원 가량 절감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을 신청한 차주는 기존 시중은행 주담대에서 정책모기지로 대환이 가능하다. 만약 종전대로 주담대를 유지했다면 매달 141만원~142만원 가량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있지만 특례보금자리론으로 전환하면 125만원으로 약 17만원 가량 낮아진다는 게 김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그만큼 차주의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특례보금자리론의 차주당 대출액은 종전 정책모기지 상품인 안심전환대출보다 1억원 이상 많았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소득을 따지지 않고 주택가격 9억원 이하에 대해 5억원 한도로 대출을 해 준다. 이에 따라 1인당 대출액은 2억3000만원에 달했다. 이는 3차 안심전환대출의 평균 대출액인 1억2700만원 대비 1억원 가량 많은 수준이다.

정부는 올 한해 총 39조원 한도로 특례보금자리론을 공급하기로 했는데 이미 공급목표액의 80%가 소진됐다. 일각에선 최근 가계대출이 늘어난 주요인이 특례보금자리론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대출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받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주의 실질적인 원리금 부담을 낮췄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


아울러 한달에 2~3만원 가량의 낮은 원금만 갚고 있다가 나중에 원리금을 갚는 '체증식' 상환 비율은 특례보금자리론 기준으로 13.8%에 달했다. 이는 2020년 정책모기지의 체증식 비율 4.4% 대비 3배 가량 높은 수치다. 원금 상환을 되도록 미루는 체증식 비중이 정책모기지에서도 급증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김 위원은 이같은 비판에 대해 "부동산 커뮤니티에 보니까 체증식을 선택하지 않으면 바보라는 말이 많았다. 시중은행에서 하지 않은 이자구조라서 당장 원리금 상환을 낮출 수 있다면 젊은 층이 선호한다"며 "이 비율이 높을 수록 장기분할 상환이라는 정책모기지의 운영 목표에 반할 수 있어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는 49.4%로 종전 3차 안심전환대출의 47.8%와 유사한 수준이었다.

김 연구위원은 "정책모기지는 일정 소득 이하 서민층이 대상으로 안정적인 연체율 관리가 중요한데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LTV도 평균 40%로 주요 선진국의 평균 80% 대비 낮은 수준이다. 자산시장이 과열되는 시기에도 안정적으로 공급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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