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센놈 자주 온다" 경고…'가을 태풍'이 위험한 이유

머니투데이 김도균 기자 | 2023.09.06 05:20
지난해 9월 6일.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상륙한 6일 오전 경부고속도로 경주나들목 요금소 인근 경주시 율동이 침수돼 20여 가구를 비롯해 과수원과 비닐하우스 등이 물에 잠긴 가운데 불어난 물에 놀라 지붕 위로 대피한 개 한 마리가 떨고 있다./사진=뉴스1

8월말 동시에 발생한 태풍 3개가 소멸 단계로 접어든 가운데 올가을 첫 태풍이 임박했다. 이번 태풍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낮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전문가는 기후변화로 가을철 강력한 태풍이 잦아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9시에 발생한 제24호 열대저압부는 6일 오전 9시가 되면 제13호 태풍 '윈욍'(YUN-YEUNG)으로 격상할 전망이다. 이 경우 '윈욍'은 올해 처음으로 가을에 발생하는 태풍이 된다. 제24호 열대저압부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일본 오키나와 남남동쪽 먼바다에서 세력을 키우고 있다. 현재 예보상 태풍으로 격상된 뒤에는 오는 8~9일 사이 일본 도쿄 앞바다를 지나 북동진할 것으로 보인다.가을 초입인 9월은 한여름인 8월과 함께 태풍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달이다. 1991년부터 2020년까지의 평균치를 보면 태풍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달은 8월(5.6개)이고 9월(5.1개)은 그 다음이다.

잦은 빈도보다 가을 태풍이 위험한 이유는 강도 때문이다. 해수 온도는 대기 기온보다 느리게 변하기 때문에 여름에 오르기 시작한 해수 온도는 9월쯤 그 정점을 찍어 29도를 넘나든다. 이는 수면에서 열에너지를 얻는 태풍에겐 좋은 동력이 된다.

5일 오전 9시 기준 제24호 열대저압부 태풍 통보문. 제24호 열대저압부는 오는 6일 오전 9시가 되면 제13호 태풍 '윈욍'(YUN-YEUNG)으로 격상할 전망이다./사진=기상청 날씨누리

한국에 재산 기준 1·2위 피해를 입힌 2002년 루사와 2003년 매미는 각각 8월 30일~9월1일, 9월12~13일에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대표적 가을 태풍이다. 가을 태풍은 많은 강수량을 동반할 수 있어 더 위협적이다. 뜨거운 수증기를 머금은 태풍은 그 자체로도 많은 비를 만든다. 하지만 이런 태풍이 가을을 맞아 남하하는 찬 공기와 만나면 더 많은 비를 뿌리게 된다.


지난해 9월 6일 남부를 관통해 경북 포항을 중심으로 12명의 사망·실종자를 낸 '힌남노'(HINNAMNOR)가 대표적이다. 힌남노는 당시 포항·경주 지역에 최대 시간당 100㎜ 이상의 폭우를 쏟아냈다. 냉천이 범람해 포스코 제철소가 침수되기도 했다.

이에 더해 가을 수확철을 맞은 농가에 큰 재산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2003년 매미로 인해 비닐하우스 2110ha(헥타르)가 파손되고 농경지 5067ha가 유실·매몰되는 등 4조7810억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학계에서는 기후 변화가 강력한 태풍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 해수면의 열에너지로 동력을 얻는 태풍이 더 크게 발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재호 부경대 환경대기학과 명예교수는 "기후변화가 태풍이 자주 나오는 환경을 만들진 않는다"면서도 "한 번 태풍이 발생하면 '초대형'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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