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약 없는 항생제 품절사태…"단종 한다던데" 소문에 암환자 철렁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 2023.09.05 05:00

'퇴장방지의약품' 셉트린정 공급부족
수급상황 적극적 관리·책임, 정부 컨트롤타워 필요 목소리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약국 밀집 지역 모습. /사진= 뉴시스

최근 각종 의약품이 수급 불안정을 겪는 가운데 소아 요로감염과 축농증에 쓰이고, 항암 치료 중인 환자의 폐렴 방지용으로 쓰이는 유일한 항생제인 '셉트린정'마저 품절 사태를 겪고 있다. 이 약은 장기이식을 받은 후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환자, 류마티스 질환 치료 환자 등도 쓰는 약인데 국내에 대체 가능한 약이 없어 정부가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지정한 약이기도 하다. 약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환자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정부의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단 지적이다.

4일 의료계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현재 셉트린정은 공급 부족 상태다. 한 약사는 "도매상을 통해 셉트린정을 주문하려고 해도 재고가 없는 것으로 나온다. 도매상몰에서도 품절 상태"라며 "도매상 한 곳만이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하루에 한 개씩만 주문할 수 있게 제한을 걸어 뒀다"고 말했다.

약사와 의약품 도매상들 사이에서는 셉트린정의 단종 소문까지 돌았다. 이 약사는 "도매상들이 셉트린정의 국내 생산이 중단되고 단종될 예정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를 접한 의사들은 우려를 표했다. 셉트린정이 꼭 필요한 약인데 다른 대체약도 없어서다.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 부회장 겸 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은 "셉트린정은 소아 요로감염과 축농증에 쓰이는 약이고, 화학요법으로 항암 치료 중인 환자와 장기 이식을 받은 환자 등의 폐렴 방지용으로 쓰이는 약인데 이 약을 처방하지 못하게 되면 암 환자는 항암치료를 다 마쳐도 면역력이 약해 폐렴에 걸려 사망에 이를 수 있게 된다"며 "필수약인 셉트린정의 공급이 부족한 것만으로도 심각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셉트린정을 생산하는 삼일제약은 제품 생산 중단 계획이 없다고 했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생산 철회 계획은 없다"며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두 배 이상으로 증가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의약계와 의료계에선 약가 인하와 저렴한 마진을 수급 부족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한 약사는 "제약사들은 저렴한 마진으로 감기약 생산을 줄이면서 항생제인 셉트린정도 수요가 급증하고 공급이 부족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일각에선 약품 공급 불안정 등 가짜뉴스로 약품 사재기와 품절이 발생하기도 한다며 정부가 의약품 수급상황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모니터링하는 컨트럴 타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약사 단체인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약준모)은 최근 '의약품 품절사태 가짜뉴스 해결 촉구'라는 입장문을 내고 "최근 일부 제약사와 도매업체에서 품절약을 미끼로 끼워팔기를 하거나 품절을 빌미로 대량 구매를 유도하는 등의 비윤리적인 영업행위까지 하고 있다"며 "특정약이 공급 불안정이라는 소문이 돌기만 해도 약사들이 겁먹고 사재기를 하는 상황을 업체들이 악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수급불안정 의약품에 대한 생산독려와 신속한 약가 적정화 등을 통해 정상적인 공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의약품 매점매석도 단속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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