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기, 일단 받고 보자"…'막차 타자'에 8월에만 3.4조 나갔다

머니투데이 김도엽 기자 | 2023.09.04 16:48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네 달 연속 증가한 가운데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이 한 달 새 3조4000억원 넘게 취급됐다. 금융당국은 50년 만기 주담대와 특례보금자리론을 손질해 가계대출 증가세 관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고 있어 가계대출 증가세가 쉽게 줄어들지 않으리란 전망이 나온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8월 중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신규취급액은 3조423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1조2811억원) 대비 2.6배 이상 불어난 수치다.

금융권에서는 부동산 시장 회복세와 함께 50년 주담대 상품을 규제한다는 소식으로 '대출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0일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에서 가계대출 증가 요인 중 하나로 50년 만기 주담대를 꼽으면서 제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주담대 납입 만기는 50년으로 유지해 월 납입부담을 줄이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계산시 적용하는 산정만기를 40년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제도 개선안을 마련 중이다. 은행들도 자체적으로 50년 주담대 판매를 중단하거나 연령 제한 조치를 진행했다. 경남은행과 부산은행, 농협은행은 취급을 잠정 중단했고, 수협·대구·카카오뱅크는 만 34세 이하로 연령 제한을 도입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농협은행이 50년 주담대를 중단한다는 소식이 나오고 이어 연달아 나이제한을 두는 은행이 생기면서 당장 필요하지 않은 수요가 더 늘어난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특례보금자리론 상품도 지난달 5대 은행이 합쳐 3조1686억원을 신규 취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주택금융공사(HF)는 상품 출시 반년 만인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올해 공급목표(39조6000억원)의 약 79%(31조1285억원)가 소진되자 공급 속도 조절에 나섰다.이달 7일부터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를 일반형은 0.25%포인트, 우대형은 0.2%포인트 인상한다.

특례보금자리론은 기존 정책 모기지론인 보금자리론, 적격대출, 안심전환대출을 통합해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상품이다. 무주택자와 일시적 2주택자를 대상으로 소득과 상관없이 집값 9억원 이하면 고정금리로 최대 5억원을 빌려준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을 완화했고 올초에 특례보금자리론으로 자금을 풀면서 거래량이 늘어나고 부동산 시장의 반등 신호가 조금씩 오고 있었다"며 "결국 가계대출이 늘어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정책에 따라 움직인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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