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인정 받는 열정 선생님인데…" 양천구 교사 유족, 눈물 호소

머니투데이 김지은 기자 | 2023.09.01 22:20

장례식장에 조문 행렬…유족 "학교 스트레스 많았다"
일부 조문객들 고인 이름 적힌 안내판 보고 눈물 닦기도

1일 오후 8시쯤 A씨가 빈소가 마련된 서울 은평구의 한 장례식장. /사진=김지은 기자

"교사 활동에 있어서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책임감 강한 사람이었어요. 학생들도 선생님을 많이 인정해줬고요."

1일 오후 8시쯤 서울 은평구의 한 장례식장. 전날 경기 고양시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진 30대 초등학교 교사 A씨의 유족은 눈시울을 붉히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고인이 평소 학교 업무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며 "이제는 학교에서 학생도 선생님도 모두 화합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날 경기 고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7시24분쯤 고양시 덕양구의 한 아파트 28층에서 A씨가 추락했다. A씨는 발견 직후 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받았지만 결국 사망했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올해 14년차로 6학년 담임을 맡고 있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유족과 해당 학급 학생, 동료 교원에 대한 심리적, 정서적 지원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빈소에는 늦은 오후임에도 고인을 추모하기 위한 조문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조문객들은 고인의 이름이 적힌 안내판을 한참동안 바라보더니 손으로 눈물을 닦아냈다. 생전 고인이 근무했던 초등학교를 비롯해 여러 단체에서 보낸 조화들이 줄지어 있었다. 서울특별시교육감 이름이 적힌 근조기도 함께 놓여 있었다.

유족은 "처음에 소식을 듣고 몸이 벌벌 떨릴 정도로 놀랐다"며 "잠을 한숨도 못잤다"고 말했다. 그는 "A씨가 평소 학교에서 일하면서 야근도 많이 하고 업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왔다"고 했다.


그는 "학교 내에서 전반적으로 학습 분위기 조성이 안되는 것 같았다"며 "아이들이 모여서 선생님 말도 안 듣고 '조용히 해라' 그래도 잘 안 들었다. 따돌림 받는 학생과 융합하려고 해도 잘 되지 않으니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무슨 권한이 있느냐"며 "'너 말 안들으니까 뒤에 서 있어'라고 말하면 부모한테 전화한다. 몇 년 전에 생활부장을 맡았을 때는 잡무도 많아서 늦게 퇴근하고 돌아왔다"고 했다.

그는 또 "늦게 집에 왔는데 다음날 수업은 어떻게 준비하느냐"며 "최소한 수업할 수 있는 준비 시간은 줘야 하는 것 아니냐. 이렇게 일이 너무 힘든데 누가 학교에서 부장 직책을 맡으려 하겠느냐"고 밝혔다.

그는 "(A씨가) 생전 체육 과목을 많이 힘들어하기도 했다"며 "체육 과목을 제대로 가르치려면 전문 체육학과를 나온 사람들을 고용해야 하는데 그 연약한 사람이 6학년 체육을 지도했다. 사회가 변화하려면 결국 위에서부터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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