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뭐하니…쓸 돈 없다, 꽉 닫힌 지갑

머니투데이 유선일 기자 | 2023.09.01 05:10

'황금연휴' 효과 미지수
고물가·고금리에 소비 감소…정부, 내수활성화 추진
휴일 길어지면, 제조업 악영향·국내여행 위축 우려도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9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8.3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내수가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국내 경제를 이끄는 수출 부진이 계속되면서 생산·투자가 쪼그라들고 고물가·고금리로 소비심리도 위축됐다. 정부는 임시공휴일 카드까지 꺼내 소비에 불을 지피려 하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재정의 역할이 중요한데 세금 부족 때문에 투입을 줄이고 세제 혜택까지 회수하면서 오히려 내수 회복을 제약하는 형국이다.



민간소비, 2개 분기째 '마이너스'..고물가.고금리 우려커져



[인천=뉴시스] 추상철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3대 개혁 완수-2023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경제'를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2023.08.28.
올해 1분기까지 국내 경제를 그나마 떠받친 것은 소비였다. 올해 1분기 실질 GDP(국내총생산)는 전분기 대비 0.3% 증가하면서 지난해 4분기 역성장(-0.4%)에서 벗어났는데 민간소비가 0.6% 증가한 영향이 컸다.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억눌렸던 소비가 재개된 덕분이다.

특히 2분기부터 소비가 불안한 흐름을 보이기 시작했다. 민간소비는 전분기 대비 0.1% 감소했다. 하반기 들어서도 민간소비 감소는 이어져 지난달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3.2% 감소(통계청 '7월 산업활동동향')했다. 2020년 7월(-4.6%) 이후 3년 만의 최대 감소폭이다. 세부적으로 △내구재(-5.1%) △준내구재(-3.6%) △비내구재(-2.1%) 소비가 모두 감소했다.

특히 7월에는 소비뿐 아니라 생산·투자도 전월비 일제히 줄어드는 '트리플 감소'를 기록했다. 내수 전반이 얼어붙고 있다는 의미다. 트리플 감소를 기록한 것은 올해 1월 이후 6개월 만이다.

특히 고물가·고금리는 소비를 억누르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2%까지 오르는 등 '물가 고공행진'이 계속됐다. 이후 상승률이 둔화해 지난 7월 2.3%까지 내려왔지만 8~9월에는 다시 3%대로 오를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고금리로 인해 높아진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은 소비 여력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전망"이라며 "신규 가계대출 금리와 달리 기존 대출까지 고려한 잔액 기준 금리는 아직 고점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했다.



황금연휴 경제효과 '글쎄'…재정 역할도 한계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023년 추석 승차권 예매가 시작된 2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 안내문이 붙어있다. 코레일은 이날 부터 경로·장애인을 대상으로 전화 및 온라인예매를 진행하고, 30일은 일반에 경부·경전·동해·충북·중부내륙·경북선, 31일은 호남·전라·강릉·장항·중앙·태백·영동 경춘선 승차권 예매를 진행한다. 2023.08.29.

정부는 '추석 민생안정대책'의 3대 축 가운데 하나를 '내수 활성화'로 설정했다. 추석 연휴를 계기로 내수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생긴 '6일의 추석 연휴'다. 지난 2020년 현대경제연구원은 임시공휴일 당일 하루 경제 전체에 미치는 생산 유발액이 4조2000억원, 부가가치 유발액이 1조6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그러나 임시공휴일 지정이 공장 가동률 저하, 조업일수 감소 등으로 제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석 연휴가 길어지면서 해외 여행이 늘면 국내 여행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임시공휴일이 생길 경우 제조업체가 조업 일정을 자체적으로 조정하기 때문에 해당 월에서는 일부 영향이 있어도 다음 달 보완이 되기 때문에 마이너스 효과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또 "해외 관광으로 유출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여행 서비스 부문 소득은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고 여행 수요를 (국내로) 흡수하기 위해 소비쿠폰 확대 등 보완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내수 진작을 위한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강조된다. 그러나 정부가 세수 부족을 고려해 지출을 억제하면서 오히려 성장을 갉아먹고 있다는 지적이다. 2분기 GDP 성장률(0.6%) 중 정부 기여도는 -0.5%포인트(p)를 기록하며 1분기(-0.3%p)에 이어 두 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경제지표 부진에 대해 일단 기획재정부는 "소비와 설비투자는 기상악화와 차량 개소세 변동 등에 따른 일시적 요인에 기인한다"며 "하반기 성장모멘텀 보강을 위한 정책과제를 이어나갈 계획"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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