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 보급 중심축 '버스'로 움직인다…지원예산 2.5배 확대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 2023.08.30 15:58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수소연료전지차 보급의 중심축이 '버스'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내년 수소 버스 구매 보조금 총액을 2.5배 늘린다는 방침이다.

30일 환경부 및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안에서 수소차 구매 보조금은 총 6209억원 규모로 책정됐다. 올해 대비 125억원 감액된 수치다. 수소 승용차 보조금이 3600억원에서 2025억원(대당 2250만원, 9000대 분량)으로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반면 수소 버스 보조금 규모는 4017억원으로 2397억원 늘었다. 대당 2억1000만(시내)~2억6000만원(광역) 수준으로 총 1720대 분량이다. 올해 보조금은 총 700대 규모였다. 이밖에 수소 △화물차(37억5000만원) △청소차(108억원) △버스 스택교체(21억원) 등에도 예산이 배정됐다.

에너지 업계는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정부가 수소 버스 보급에 본격 힘을 주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소 버스는 수소 경제 현실화를 위한 열쇠 격으로 여겨져왔다. 수소 승용차 한 대는 연 150kg의 수소를 쓰지만, 수소 버스는 6.2톤을 소비한다. 대용량의 수소를 10~20분 내에 충전한 후 600㎞ 이상 주행할 수 있어서 전기 버스 대비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다. 이는 버스 뿐만 아니라 트럭 등 대형 상용차에도 모두 해당하는 장점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버스 등 수소 상용차의 보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왔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수소차 실 보급 대수는 2만9600대인데, 이 중 2만9300대가 승용차였고 버스는 나머지 300대에 불과했다. 수소차 보급을 늘리고 수소 경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버스 등 상용차 보급이 시급하다는 말이 나온 이유다.


변화는 일어나기 시작했다. SK E&S, 효성중공업, 두산에너빌리티를 시작으로 올 하반기부터 연 4만5000톤 규모의 액화수소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액화수소는 기체수소 대비 운송 및 저장 능력이 12배 뛰어나 모빌리티에 최적화돼 있다. 액화수소를 가장 많이, 효율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대상으로 수소 버스가 떠오르기 시작한 이유다. 서울, 인천 등 지자체에서도 수소 버스 도입 계획을 연달아 발표했다.

수소 생태계 구축의 주요 분기점을 앞둔 상황 속에서, 정부 역시 이런 추세에 힘을 실어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 관계자는 "수요에 맞게 보조금을 현실화한 것"이라며 "버스 등 상용차에 대한 지원금을 향후에도 늘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수소 승용차 역시 시중에 신모델 출시 등이 이뤄질 경우 수요에 맞춰 지원금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변수로는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의 수소 버스 생산 속도, 그리고 충전 인프라 구축이 꼽힌다. 특히 수소 충전 인프라가 충실히 갖춰지지 않을 경우, 장거리 운행을 하는 수소 버스 등 상용차가 제대로 보급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SK E&S와 효성중공업 등은 액화수소 생산에 맞춰 충전소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환경부는 내년 수소 충전소 설치에 1817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전체 수소차 지원 예산이 소폭 깎였지만, 수소 버스 보조금 적용 범위를 파격적으로 늘렸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라며 "수소 버스 보급 확대에 따른 생태계 구축이 가속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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