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도시 부산으로 '프로농구 슈퍼팀' KCC가 간다

스타뉴스 이원희 기자 | 2023.08.30 16:41
KCC 이지스 선수단. /사진=KBL 제공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 경기. /사진=OSEN
'야구의 도시' 부산으로 '프로농구 슈퍼팀' KCC 이지스가 간다.

한국농구연맹(KBL)은 "30일 서울 KBL 강남구 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KCC의 연고지를 전주에서 부산으로 옮기는 것을 승인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로써 KCC는 2001년부터 연고지로 사용했던 전주시를 떠나게 됐다.

KCC가 떠난 이유는 홈구장 전주체육관을 놓고 전주시와 오랜 갈등을 빚어왔기 때문이다. KBL은 "KCC가 최근 전주시가 체육관 건립 약속을 7년째 지키지 않았다며 홀대와 신뢰 문제 등을 들어 연고지 이전 검토를 밝혀왔다"고 설명했다.

KCC가 썼던 전주체육관은 1973년에 건립, 50년이나 지난 낡은 경기장이다. 전주시는 2023년까지 새 경기장을 지어주기로 KCC에 약속했다. 하지만 전주시는 지난 달 약속했던 홈 체육관 신축을 백지화하고, 체육관 부지에 프로야구 2군 경기장을 짓겠다고 KCC에 통보했다. 결국 KCC는 마음이 떴고, 부산으로 연고지를 옮기기로 했다.

부산은 야구의 도시로 알려져 있다. 롯데의 성적에 따라 프로야구 전체 인기가 달라질 정도다. 롯데가 상승세를 달릴 때면 사직구장은 물론, 수도권 경기마저 롯데 원정석엔 구름관중이 몰려다닌다. 이런 곳에 KCC가 가게 됐다.

사실 부산의 남자프로농구 팀은 처음이 아니다. KCC가 세 번째다. 1997년 KBL 출범을 맞아 기아 엔터프라이즈가 부산에서 창단해 우승을 거머쥐었다. 프로농구 레전드 허재, 강동희 등이 활약했다. 하지만 2001년 현대모비스에 인수되면서 연고지가 부산에서 울산으로 옮겨졌다.

2003~2004시즌에는 KTF(현 KT 소닉붐)가 부산에 둥지를 틀었다. 2009~2010시즌 KT 소닉붐으로 팀명을 변경했고, 2020~2021시즌까지 18년 동안 부산을 홈으로 썼다. 2010~2011시즌에는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도 차지했다. 하지만 2021년 KT는 부산에서 경기도 수원으로 연고지를 옮겼다.

이후 2년간 부산에 프로농구 팀이 없다가 KCC가 연고지를 옮기면서 새 농구단이 생겼다.


KCC 이지스 경기. /사진=KBL 제공
KBL 슈퍼스타 허웅(왼쪽). /사진=KBL 제공
KCC는 슈퍼팀이다. 슈퍼스타 허웅을 비롯해 이승현, 라건아 등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을 보유했다. 이번 FA시장에서는 최준용을 영입했다. 군복무 중인 송교창도 올해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여기에 엄청난 팬층을 보유한 프로농구 최고 인기 팀 중 하나다.

부산도 KCC를 반겼다. 뉴시스에 따르면 박형준 부산시장은 "그동안 부산시민의 남자농구단 창단에 대한 목소리가 컸는데 드디어 시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답을 드릴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그동안 남자농구단에 목말라 있던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농구 관람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KCC는 부산 사직체육관을 여자프로농구 팀 BNK 썸과 함께 사용할 예정이다. 여자농구 레전드 박정은 감독이 이끄는 BNK도 여자프로농구 강팀으로 꼽힌다. 2019년 창단한 BNK는 2021~2022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지난 시즌에는 정규리그 2위에 오른 데 이어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했다. 아산 우리은행을 넘지 못해 준우승을 기록했지만 구단 최고 성적을 남겼다.

새 시즌 KCC, BNK 부산의 남녀 프로농구 두 팀이 우승에 도전하는 그림도 가능하다.

BNK 썸을 응원하는 부산 팬들. /사진=WKBL 제공
BNK 썸 선수단. /사진=WKBL 제공
야구의 도시 부산에서 농구의 붐이 일어날 수 있다. 이날 BNK 관계자도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현재 부산에 겨울 스포츠가 여자농구뿐이고, 배구팀도 없다. 시 차원에서는 볼거리를 제공하고 농구 팬이 늘어날 수 있다"며 "남·녀 농구는 스타일도 다르다 보니 더 많은 볼거리가 되고, 팬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KCC 선수단. /사진=KBL 제공
KCC 선수단.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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