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준비한 '70주년 재탄생'…동국제강, 마지막 단추 채운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23.08.31 06:00
동국제강그룹이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한 마지막 단추를 채운다. 동국홀딩스가 결정한 현물 출자 유상증자가 오는 10월 마무리되면 지주사 전환을 위한 모든 절차가 끝난다. 약 10년간의 재무구조 개선으로 키운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지주사 체제가 성립되는 셈이다. 동국제강그룹은 이를 계기로 철강 사업에 대한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신사업 발굴에 나선다. 이 같은 '수세'에서 '공세'로의 전환은 장세주 회장의 8년만의 경영 복귀와 그룹 창립 70주년과 맞물린다.

3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홀딩스는 최근 이사회를 통해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의 주식을 공개매수하기로 결정했다. 동국제강과 동국씨엠 주주들로부터 회사 발행주식을 현물출자 받고, 그 대가로 현물출자를 한 주주들에게 동국홀딩스의 보통주식을 배정하는 방식이다. 동국제강의 공개매수 가격은 1주당 각각 9540원으로 기명식 보통주식 1797만7881주다. 동국씨엠의 주당 공개매수가격은 7390원으로 1083만5190주다. 청약 기간은 다음 달 27일부터 오는 10월 16일까지다.

이는 그룹이 지주사 체제 요건을 갖추기 위한 사실상 마지막 단계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전환 시 자회사 지분을 30% 이상 보유(비상장사 50%)해야해서다. 지난 6월 말 기준 동국홀딩스의 동국제강 및 동국씨엠 지분율은 각각 4% 수준이다. 이번 유상증자 및 공개매수 절차가 완료되면 보유 지분은 30% 이상까지 늘어날 수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유상증자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고 10월 말 경 공정거래위원회에 지주사 전환을 신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 동국홀딩스가 열연사업을 담당하는 동국제강과 냉연사업을 맡은 동국씨엠을 자회사로 두는 구조가 된다. 각 사업부문별로 전문경영인들이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운영하는 체제가 마련되는 셈이다. 철강 외 영역으로의 사업 확장도 추진될 수 있다. 동국홀딩스는 지난 5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창업 지원 및 신기술 관련 투자사업' 등을 추가해 놓은 상태다. 장세욱 부회장은 "철강업과 관련 있는 소부장 사업을 중심으로 일본·유럽 기업에 대한 투자 또는 M&A를 추진할 것"이라며 "기업형형 벤처캐피털(CVC)을 1년 내로 설립하거나 인수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동국제강그룹은 산업은행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은 2014년부터 10여년간 '수세'적인 입장에 섰으나 이제 이런 부담을 털고 적극적인 행보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동안 동국제강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DK유아이엘과 국제종합기계 등 계열사는 물론, 그룹의 상징격인 페럼타워도 매각했다. 2016년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졸업했지만 후폭풍은 이어졌다. 수년에 걸쳐 포항 후판공장 설비를 매각하는 한편 중국법인, 브라질 제철소 지분을 팔았다. 이를 통해 재무구조가 탄탄해졌고 'BB'까지 떨어졌던 신용등급은 지난해 'BBB+'까지 올랐다.

여기에 더해 지난 8년간 경영 현장을 떠났던 장세주 회장이이 올해 5월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경영 일선으로 돌아왔다. 지주사 체제 전환도 장 회장의 경영 복귀와 함께 결정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 신청 후 전환 승인 여부 결정까지는 통상 1~2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10월 전환이 신청돼 승인된다면 지주사 체제로 내년 그룹 창립 70주년을 맞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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