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바이 재팬'…벌써 5000억, 日 주식 쓸어 담았다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 2023.08.30 05:20

증시 활황·엔저 올라탄 투자자, 전년比 순매수 17배 늘려
엔화 ETF에 1036억 뭉칫돈…역대급 예금 투자 '엔테크'

일학개미 일본 주식 순매수 금액 추이/그래픽=조수아 디자인기자

엔저 현상이 장기화하자 올해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순매수 금액이 전년동기 대비 약 17배 증가했다. 국내 상장된 일본 ETF(상장지수펀드)에도 자금이 몰린다. 특히 엔화 ETF 순자산은 1000억원을 넘었고 지난달 엔화 예금은 최대치를 경신했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날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일본 주식 3억7809만달러(약 4996억원)를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135만달러(약 283억원) 대비 약 17배 증가한 수치다.

연간 순매수 금액을 보면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해 일본 주식을 2412만달러(약 319억원) 순매도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1억6209만달러(약 2141억원), 3억3385만달러(약 4410억원) 순매수했다. 올해 순매수 금액은 이미 예년 연간 순매수 금액을 뛰어넘었다.

국내 상장된 일본 관련 ETF의 순자산도 증가세다. 지난 1월2일 180억원에 불과했던 'TIGER 일본엔선물' ETF의 순자산은 전날 기준 1036억원으로 증가했다. 'TIGER 일본TOPIX(합성 H)', 'KODEX 일본TOPIX100', 'ACE 일본Nikkei225(H)' ETF에는 각각 503억원, 363억원, 223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과 엔화 관련 투자 상품을 대거 사들인 것은 엔저 현상이 장기간 이어지고 일본 증시가 상승한 덕분이다. 이날 원/엔 환율은 903.13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4.45% 하락한 수치다. 이날 일본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225지수 종가는 3만2226.97로, 올해 들어 23.5% 뛰었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일본은 올해 완화적 통화정책에 기반한 엔화 약세와 이에 따른 기업이익 개선 추세가 이어지고 외국인 자금 유입 등의 변화가 나타났다"며 "이는 일본 지수 상승을 견인했고 국내 개인들 역시 이에 반응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엔저로 인해 엔테크(엔화+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엔화 관련 상품에 개인 투자자들의 돈이 몰렸다. 올해 들어 TIGER 일본엔선물 ETF에 몰린 자금 857억원 중 818억원이 개인 자금이다. 지난달 엔화 예금은 전월 대비 11.1% 증가한 83억1000만달러(약 10조9800억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일본 금융당국이 앞으로도 금융 완화 기조를 유지하고, 엔저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심해지면서 일본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선화 삼성자산운용 ETF운용2팀장은 "환율에 민감한 일본 경제 특성상 엔/달러 환율이 125엔을 하회하는 수준까지 엔화 강세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매크로(거시경제) 변수에 따른 증시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워런 버핏이 투자 중인 일본 상사기업들 지분을 높이는 것을 논의 중"이라며 "아시아에 투자된 외화 자금이 미국과 비우호적 관계인 중국을 벗어나 일본으로 유입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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