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외교 충돌로 번진 '오염수 방류'…기시다도 유감 표명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 2023.08.28 20:28

기시다 "中 과학적 의견 교환 거부한 채 유감스러운 일 벌어져"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 시위 중인 홍콩인들 /로이터=뉴스1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원전) 오염수(일본은 처리수라 부름) 해양 방류를 두고 일본과 중국이 외교적으로 충돌한 가운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유감을 표명했다.

28일 NHK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저녁 총리대신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염수 방류 관련 중국의 반발에 대해 "우선 전문가끼리 과학적인 의견 교환을 제대로 하자고 (중국 측에)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이런 자리가 마련되지 않은 채 중국발 스팸 전화와 일본대사관, 일본인 학교를 향한 투석 등 유감스러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정부로서 일본인의 안전 확보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오늘 주일 중국대사를 초치해 중국 국민에게 냉정하고 책임 있는 행동을 호소해야 한다는 취지로 강력히 항의했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미국에서는 일본의 안전하고 투명하며 과학적 근거에 입각한 프로세스에 만족한다는 견해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국제사회의 목소리도 중국 정부에 확실하게 전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정부가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중단한 것에 대해 "우리나라(일본) 수산 사업자를 단호히 지킬 것이다. 국민 여러분도 가리비 등 해산물을 메뉴에 추가해 주시는 등의 협조를 부탁드린다"며 정부 차원에서의 수산 사업자 지원 방안을 이번 주에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7일 중국 베이징의 한 일식당 앞에 "일본에서 수입되는 모든 수산물 제품 판매 중단된다"는 공지가 보인다. /AFPBBNews=뉴스1
지난 24일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시작한 이후 중국 안팎에서는 일본에 대한 불만 표출이 심화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기존 일본 10개 현에만 적용하던 수산물 수입 금지를 조치를 일본산 수산물 전체로 확대했다.

교도통신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지난 24일 한 중국인이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자 중국 산둥성 칭다오 소재의 한 일본인 학교에 돌을 던졌다. 25일에는 장쑤성 쑤저우 일본인 학교에 계란 여러 개가 날아드는 사건이 발생했고 상하이의 일본인 학교에는 오염수 방류를 항의하는 전화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칭다오 일본 총영사관 인근에는 일본인을 경멸하는 단어 등이 크게 쓰인 낙서가 발견되기도 했다. 온라인에서는 일본산 화장품에 대한 '블랙리스트'가 공유되는 등 일본 제품 불매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일본 내에서는 중국으로부터 발신되는 항의 전화가 잇따랐다. 후쿠시마에 본점을 둔 도쿄의 한 음식점은 중국발로 추정되는 항의 전화가 1000건을 넘어섰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웨이보 등 중국 소셜미디어(SNS)에는 일본 측에 항의 전화를 한 녹음 파일이나 영상 등이 공유돼 수만 건의 좋아요와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갈수록 심화하는 중국인들의 항의 전화에 일본 정부는 주일 중국대사를 외무성으로 초치했다. 오카노 마사타카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28일 우장하오 중국 대사를 초치해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이후 중국에서 온 것으로 의심되는 수많은 괴롭힘(스팸) 전화가 있었다"며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강력히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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