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잭슨홀…파월, 매와 비둘기 사이 어느 쪽에 설까[오미주]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 2023.08.25 19:35

편집자주 |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엔비디아의 놀랄만한 실적도 연준(연방준비제도)의 매파적 스탠스에 대한 우려를 가라앉히지 못했다.

미국 증시는 엔비디아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24일(현지시간) 하락했다. 다우존스지수가 1.1%, S&P500지수가 1.3% 떨어지고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1.9% 급락했다.

특히 엔비디아는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하는 호실적에도 0.1% 강보합에 그쳤다. 이에 대해 스피어 인베스트의 이바나 델레브스카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엔비디아의 실적이 월가의 높은 기대치는 충족했지만 투자자들의 더 높은 기준에 직면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 엔비디아가 이보다 더 강력한 실적을 올릴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실적에도 시장은 깊은 인상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월, 매파 기조 가능성에 경계감


이런 가운데 투자자들은 25일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하루 앞두고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 몰라 미리 주식 비중을 줄이며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파월 의장은 지난해 9분 남짓의 짧은 잭슨홀 연설에서 경제적 고통을 감수하고라도 인플레이션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긴축 캠페인이 조만간 끝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를 꺾었고 서머 랠리는 무자비한 하락세로 막을 내렸다.

나벨리에 & 어소시에이츠의 창업자인 루이스 나벨리에는 투자노트를 통해 "지난해에는 파월 의장이 경제적 고통을 언급하면서 증시가 10월 중순 저점을 칠 때까지 추락했다"며 "올해는 그런 일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파월 의장이 매파적 스탠스로 기울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실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또 "긴축 캠페인이 종결되면서 조만간 금리 인하가 이뤄지리라는 희망이 연내 금리 인상이 한두차례 더 있을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바뀌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택권 넓히려 중간 입장 취할 것"


CNBC는 파월 의장의 올해 잭슨홀 연설이 너무 매파적이지도 않고 너무 비둘기파적이지도 않은 양 극단의 중간 어디쯤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SMBC 니코증권 아메리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조셉 라보르그나는 CNBC와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이 가능한 양 극단 정책의 중간 입장을 취하려 할 것"이라며 "그래야 더 많은 선택권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이 지난해처럼 금리 인상과 경제적 고통을 강조하며 매파적 입장에 서거나 2020년처럼 완전하고 포괄적인 고용을 달성할 때까지 금리 인상을 보류한다는 완화적 입장을 분명히 드러냄으로써 스스로를 코너에 몰아넣으려 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중립금리에 주목하는 이유


파월 의장의 연설 내용이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은 모호한 것으로 예상됨에도 파월 의장의 연설을 하루 앞두고 국채수익률은 상승하고 증시는 하락했다.

이는 연방기금 금리 5.25~5.5%에서도 경제 성장세가 꺾이지 않고 견고하게 유지됨에 따라 파월 의장이 중립금리의 상승 가능성을 내비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중립금리란 경제 성장을 촉진하지도 않고 제약하지도 않는 실질금리를 말한다.

인플레이션이 하락해도 중립금리가 높아졌다면 연준은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금리를 인하할 필요를 못 느낀다.


예컨대 현재 명목금리가 4%이고 인플레이션은 2%인데 중립금리가 2%라면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에 도달했다고 해도 금리를 인하할 이유가 없다. 이 상태에서 금리를 인하하면 성장을 촉진시키게 되기 때문이다.

반면 명목금리가 4%이고 인플레이션이 2%인데 중립금리가 1%라면 현재 금리는 너무 높아 경제 성장을 제약하는 것이 된다. 이 경우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에 도달한 만큼 경제가 침체 상태가 아니더라도 금리를 인하할 이유가 충분하다.



현재 금리, 성장 제약적인가?


지난 6월 개인소비지출(PCE) 기준 근원 물가상승률은 4.1%였다.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2배 이상 웃도는 상황인 만큼 연준은 계속 성장 제약적 정책을 써야 한다.

중립금리가 높아졌다면 5.25~5.5%의 연방기금 금리도 충분히 성장 제약적이지 않을 수 있어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올라가게 된다.

지금까지 금리 인상의 누적 효과를 지켜보기 위해 금리를 더 올리지 않는다고 해도 중립금리가 높아졌다고 판단한다면 금리를 지금과 같은 높은 수준에서 예상보다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지난해 중립금리가 얼마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중립금리는 관찰해 추정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파월 의장이 중립금리가 높아졌다고 직접적으로 말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현재 금리가 충분히 성장 제약적인지에 대해 간접적으로 의견을 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LPL 파이낸셜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인 퀸시 크로스비는 CNBC에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잡힌 것이 아닌 만큼 파월 의장이 "중립보다는 조금 더 매파적 입장을 취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 소진, 지출 압박 시작되나


반면 경제가 상상 이상으로 호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가계에 축적된 저축이 소진되며 소비자들의 지출이 조만간 압박을 받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고용시장이 여전히 강해 소비자들이 고통을 느낄 정도는 아니지만 고금리로 인한 소비자들의 지출 둔화가 곧 가시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긴축을 더 밀어붙이지 말고 경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4일 CNBC와 인터뷰에서 "이번 여름에 내가 들었던 얘기는 '금리를 너무 빨리 올렸다'는 것"이라며 "이제 우리는 시간을 갖고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현재 연준의 정책 결정은 지난해에 비해 더욱 복잡 미묘해졌다. 매와 비둘기 사이에서 중간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지만 매에 가까운 중간인지, 비둘기에 가까운 중간인지가 문제다.

파월 의장이 명확하게 판단 내리기 힘든 불투명한 경제 여건 속에서 매와 비둘기 중 어느 쪽으로 몸을 기울일지 주목된다.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은 25일 오전 10시5분(한국시간 25일 오후 11시5분)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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