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3년 7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거주자의 엔화예금 잔액은 83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한 달전보다 8억3000만달러 늘었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환율(1307.45원)로 환산하면 약 1조852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에 전체 거주자 외화예금에서 엔화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7.9%까지 확대됐다.
엔화예금이 늘어난 건 최근 엔화 대비 원화 환율이 2015년 6월 이후 약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원화 가치 상승)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서울 외환시장이 마감하는 오후 3시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지난 한달 911.11원에서 899.6원으로 내렸다. 지난 4월6일 기록한 연고점(1003.61원)과 비교하면 약 3개월 여만에 100원 넘게 하락한 것이다.
최근 엔화 약세는 일본은행(BOJ)의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말 수익률곡선관리(YCC) 정책 유연화 방침을 밝혔는데 시장은 이를 두고 본격적인 긴축 시작으로 보기 어렵다고 해석했다. 일본은행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계속하기 위한 조치라고 본 것이다.
이에 엔/달러 환율은 최근 146엔선을 뚫기도 했다. 1달러당 엔화값이 146엔을 돌파한 건 지난해 11월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시장에선 엔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근 보고서에서 엔화가치가 달러당 150엔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달 엔화예금을 중심으로 전체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전월 말보다 51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3개월 연속 증가세다.
지난달 말 기준 달러화예금은 6월 말 대비 44억2000만달러 늘었다. 일부 기업의 해외 자금 조달, 증권사 투자자예탁금 등 영향이라고 한은 측은 설명했다.
유로화예금은 기업의 현물환 매도, 수입결제대금 지급 등 영향으로 전월보다 7000억원 감소했다. 위안화예금도 같은 기간 2억2000만달러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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