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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가임 능력, 35·37세에 급격히 떨어져━
사회적 난자 동결은 출산 시기가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하루라도 젊은 나이에 질 좋은 난자를 얼려 보관하는 방법이다. 난자의 노화 시계를 멈추게 하는 셈이다. 해당 여성이 향후 임신을 원할 때 동결 보존해둔 난자로 임신을 시도하면 높을 임신율을 기대할 수 있다.
난자 동결 시술의 권장 대상은 따로 있다. △유전적 영향 등 요인으로 조기 폐경 징후가 나타난 경우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까지 사회활동으로 결혼 적령기가 늦어지는 경우 △건강할 때 난자를 얼렸다가 후에 임신하고 싶을 때 사용하기를 원하는 미혼 여성이 대표적이다.
꼭 이런 경우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항암제 투여, 화학적 치료로 난소 기능을 잃을 수 있는 암 환자 △난소의 한쪽 또는 두 쪽을 수술해야 하는 미혼 여성 환자는 난자 동결을 고려하는 게 좋다.
남성에서도 고환암·후복막암·대장암 등으로 치료받을 때 정자를 생산하는 고환이 손상당할 것을 대비해 항암치료 전 정자를 미리 냉동 보관하는 게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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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취한 난자·정자는 영하 196도에 얼려 보관━
과배란 유도 주사제 투여를 마치고 2일 후 난자 채취 시술을 시행해 난자를 몸 밖으로 꺼낸다. 이때 의사가 질 초음파를 보면서 난자 채취용 바늘을 이용해 난소에서 난포를 빨아들인다. 수면 마취 하에 실시해 채취할 때 통증을 느끼지 않으며, 시술 시간은 10분 정도면 충분하다. 이렇게 채취한 난포(난자 든 주머니)에서 난자를 빼낸 후 수분 빼고 동결억제제를 넣은 다음 영하 196도에 얼려 보관한다.
이렇게 얻어낸 남성의 정액은 평균 2㎖ 이상이다. 정액 1㎖에 정자 2000만 마리 넘게 들어 있다. 병원 난임센터에선 정액량에 따라 최대 4개 바이엘(vial·정액 보관용기)에 나눠 담은 후 정액 검사를 통해 정자의 숫자·운동성·모양 및 염증 여부를 확인한 후 정자를 영하 196도에서 냉동 보관한다. 오진규 가천대 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언젠가 아기를 가질 계획이 있는 30대 후반 또는 40대 이상 중년 남성이라면 정자 보관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권장했다.
난자 동결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면서 거부감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분당차여성병원이 출산 전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은 "출산을 위해 난자를 보관하고 싶다"고 밝혔다. 분당차여성병원 난임센터 신지은 교수는 "출산 전 여성이 항암 치료받아야 하거나, 자궁·난소 질환이 심한 경우라면 반드시 난자 보관을 통해 가임력을 보존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시는 서울시에 6개월 이상 거주한 20~49세 여성 300명에게 난자 동결 시술 비용의 50%(최대 200만원)를 생애 1회 지원할 예정이다. 내달 1일부터 '몽땅정보 만능키' 사이트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보관료, 입원료, 난자 채취와 상관없는 검사비는 제외된다. 일부는 소득 기준(중위소득 180% 이하), 난소기능 검사 점수가 일부 적용된다.
차병원그룹 차병원의 경우 △난자 채취 비용은 250만~350만원(첫해 난자 보관 비용 포함) △난자 보관 비용은 30만원(1년) △정자 보관 비용은 30만~45만원(1년)으로 책정됐다. 가천대 길병원의 경우 △난자 첫해 350만~400만원(동결 비용 50만~80만원 포함) △보관 연장 비용 11만5000원 △정자 보관 비용 34만~70만원(1년) 등이다.
신 교수는 "최근에는 난자를 얼리는 것뿐 아니라 해동 기술력도 좋아져 냉동된 난자를 해동하면 생존율이 90%일 정도로 발전했다"며 "질환이 있는 여성은 물론 35세 전후의 여성이라면 난자 동결에 대해 병원에서 상담받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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