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빙' 이정하, '최애캐' 봉석이를 향한 노력의 과정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 2023.08.24 09:40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자신의 최애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건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맞아떨어져야 가능한 일이다. 디즈니+ '무빙'(연출 박인제, 극본 강풀)의 김봉석 역을 맡은 배우 이정하는 이러한 행운을 차지한 주인공이다. 물론 행운만으로는 기회를 꿰찰 수 없다. 이정하는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고 그렇게 완벽한 봉석이 탄생했다.


'무빙'은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과거의 아픈 비밀을 숨긴 채 살아온 부모들이 시대와 세대를 넘어 닥치는 거대한 위험에 함께 맞서는 초능력 휴먼 액션 시리즈다.


이정하는 아버지 김두식(조인성)의 비행 능력과 어머니 이미현(한효주)의 초인적인 오감을 물려받았지만 이를 드러내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는 고등학생 김봉석 역을 맡았다. 조금은 낯선 배우지만 이정하는 김봉석에게 완벽하게 녹아들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정하가 봉석을 이토록 잘 표현할 수 있었던 건 봉석이 그의 '최애'였기 때문이다.


"제가 강풀 작가님의 진짜 팬이에요. 웹툰도 다 읽었어요. 거짓말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무빙'을 제일 좋아했고 그중에서도 봉석이를 제일 좋아했어요. 정말 사랑스러운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오디션 기회가 왔을 때 다시 봤는데 욕심이 나더라고요. 가능성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열심히 준비했어요. 감독님도 제가 준비한 것들을 봐주신 것 같아요."


다만, 단순히 '최애'라는 사실만으로 이정하가 캐스팅된 건 아니다. 반복되는 오디션을 거칠 때마다 이정하는 봉석의 외면과 내면을 이해하려고 준비했고 자신에게 온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웹툰으로 읽었을 때 정말 따뜻하고 순수하고 다정한 사람이지만 계속 읽으면 겉으로 보여지는 것과 다르게 내면이 강한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점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요. 오디션을 볼 때 봉석이처럼 보이고 싶어 살을 계속 찌워서 갔어요. 노력의 흔적을 보이고 싶어서 1~2kg라도 찌웠어요.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봉석을 향한 이정하의 노력은 캐스팅 이후에도 계속됐다. 외적으로 도드라지는 부분은 증량이다. 봉석은 어렸을 때부터 능력 발현이 매우 민감해 시도 때도 떠오르고 이를 숨기기 위해 살을 찌운다. 그러나 장희수(고윤정)를 짝사랑하기 시작하면서 능력 제어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한다. 이정하는 이러한 봉석을 표현하기 위해 실제로 30kg을 증량했다.


"제가 살을 찌울 수 있을 것 같아서 특수분장은 고려하지 않았어요. 제가 항상 배고파해서 생각나는 대로 먹고 최대한 공복을 두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중에도 라면을 많이 먹었어요. 하필 라면인 이유는 국물 라면과 볶음라면, 차가운 라면처럼 종류가 많아서 그랬어요."


또 하늘에 뜨는 능력을 가진 봉석을 구현하기 위해 와이어 액션도 필수였다. 이정하의 체감에 따르면 땅에서 하는 대사와 공중에 떠서 하는 대사의 비율이 5대5일 정도로 와이어 액션은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정하는 어색함 없는 특수능력을 위해 와이어는 물론 무용, 필라테스도 연마했다.


"주변에서 와이어를 타면 아프고 힘들 거라고 많이 말씀해 주셨어요. 타보니까 아프기도 했지만 정말 재미있었어요. 감독님을 비롯한 스태프분들께서 안전에 집중하셔서 저는 온전히 어떻게 타는지 집중할 수 있었어요. 와이어는 시간 날 때마다 연습했어요. 또 몸을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되는 무용과 코어 힘을 기를 수 있는 필라테스도 배웠어요."


봉석을 표현하기 위해 외적인 부분에서 살을 찌우고 와이어 액션을 소화했다면 내적으로는 휘어질지언정 부러지지 않는 봉석의 마음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



"희수를 만나기 전과 후가 다른 것 같아요. 그전에는 엄마 말 잘 듣는 착한 아들이었다면 희수를 만나면서 엄마에게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포인트가 생기지 않았나 싶어요. 그 순간의 반항심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어요. 또 능력을 숨기는 시절에는 누군가를 응원해 주고 싶었던 마음이라면 능력을 숨기지 않는 건 누군가를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았어요. 그래서 능동적으로 앞서 나가 표현하는 데 초점을 뒀어요."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처럼 만화 속 봉석을 구현하기 위한 이정하의 노력으로 인해 '무빙'이 공개된 후 이정하를 향한 관심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SNS 팔로워 수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정하는 "감개무량하다"며 자신을 향한 관심에 감사를 전했다.


"그냥 감개무량하다는 말이 딱 맞아요. 촬영한 지 좀 됐고 그만큼 빨리 보고 싶었던 작품이거든요. 공개되고 나서 봉석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하는게 신기해요. 다 같이 노력한 만큼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그러나 인터뷰를 위해 만난 이정하에게서 후덕한 봉석이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무빙' 촬영이 끝난 지 시간이 꽤 흘렀고 그 사이 다른 작품도 촬영했기 때문이다. 이정하는 '무빙' 속 자신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이 다른 탓에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해 억울하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무빙' 촬영이 끝난 지 1년 정도 됐고 중간중간 작품이 들어왔을 때 계속 뺐어요. '무빙'을 재미있게 봤다는 누나 친구가 집에 왔는데 제가 봉석이라고 해도 안 믿더라고요. 좀 억울했어요. 유명세를 누리고 싶진 않은데 봉석이라고 불리는 건 기분이 좋거든요."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2017년 웹드라마 '심쿵주의'로 데뷔했다. 단단한 내면으로 흔들리지 않았던 봉석처럼 이정하 역시 다수의 오디션에서 실패하며 좌절감을 맛봤지만 꾸준히 배우의 길을 걸었고 자신이 가장 애정하는 봉석을 연기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무빙'으로 얻은 성취감은 앞으로 더 나아가게 해주는 원동력이 됐다.


"'무빙' 때문에 많은 도전을 했어요. 살도 찌우고 와이어 연기도 하고 원작이 존재하는 캐릭터도 해보고요. 그런 도전을 해냈기 때문에 세상에 '무빙'이 나왔고 그 노력을 알아주시고 예쁘게 봐주셔서 성취감이 들었어요. 그래서 다음 작품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어요. 정말 많은 경험을 해서 좋은 작품이고 내면이 성장할 수 있었어요. 살다가 힘든 순간이 있을 때 이때를 떠올리면 도전하고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봉석과 희수(고윤정)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 1~7회와 달리 8~9회에는 김두식(조인성)과 이미현(한효주)의 과거 이야기가 전개됐다. 자연스레 봉석의 이야기는 등장하지 않았다. 그러나 '무빙'을 이끌어 가야하는 봉석은 추후 새롭게 등장한다. 이정하는 달라진 봉석과 가족애라는 남은 분량의 관전 포인트를 소개했다.


"이제는 봉석이가 능력을 숨기지 않으려고 해요. 그래서 액션이 더해질 거예요. '무빙'이라는 작품이 가족애를 크게 다루는 작품이잖아요. 자식과 부모 세대가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어떻게 전해지는지를 중점으로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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