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김효재 직무대행(여당 추천)과 김현 위원(야당 추천)이 23일 임기가 종료되면서 5기 방통위가 막을 내렸다. 이르면 이번 주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 합류가 유력시되면서, 6기 방통위는 이상인 위원(대통령 추천)과 함께 대통령 추천 2인 체제로 당분간 운영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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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임명되면 '공백 메우기' 본격화━
최근 3개월간 방통위는 김효재 직무대행과 이상인 위원, 김현 위원 3인 체제로 운영됐다. 한상혁 전 위원장이 지난 5월 임기를 2개월 남기고 면직됐고, 이에 앞서 3월과 4월에 안형환 위원(야당 추천), 김창룡 위원(대통령 추천)이 각각 임기를 마쳤다. 김창룡 위원 후임으로 이상인 위원이 자리를 채우면서 현 체제가 유지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르면 오는 25일 이동관 후보자를 방통위원장으로 임명한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인사청문 요청안이 제출된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마쳐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달 1일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서를 국회에 보냈다. 채택 시한인 21일이 지나면 대통령은 10일 이내의 기한을 정해 국회에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고, 국회가 재송부 요청에도 응하지 않으면 이튿날부터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아울러 6기 방통위는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후임 메우기에 본격 나설 전망이다. 우선 김효재 직무대행 후임 인사로는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이 추천됐다. 김현 위원 후임으로는 MBC 기자 출신이자 20대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에서 활동했던 김성수 전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안형환 위원 후임으로 최민희 전 의원이 추천됐지만 자격 시비로 법제처가 유권 해석 작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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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폭거 앞 무력함 느껴" vs 김효재 "무거운 책무 남겨"━
김현 위원과 김효재 직무대행은 이날 퇴임사를 발표하며, 그간 소회와 향후 방통위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전했다.
우선 김현 위원은 이날 오전 방통위 기자실에서 "방통위는 헌법과 법률에 근거해 운영돼야 함에도 수십 차례에 걸쳐 위법한 일이 그것도 '설마 아니겠지' 했던 일이 두 달 반가량 벌어졌다"며 "자고 일어나 보니 흑백 TV 세상이 됐다. 21세기 대한민국이 5공화국으로 회귀한 듯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인 체제에서 40여년 간 진행돼온 TV 수신료 통합징수를 졸속으로 개정했고, 공영방송 이사를 기소됐다는 이유로 쫓아내는 등 폭거 앞에 무력함을 느꼈다"며 "방송의 자유와 공익성을 높일 수 있게 심혈을 기울여달라"고 강조했다.
김효재 직무대행 역시 이날 퇴임사를 발표하며 "여러 공직을 거쳤지만 방통위처럼 나의 결정이 그 어떤 완충 장치 없이 직접적이고 날카롭게 국민 생활을 규율하는 경우는 없었다"며 "이육사 선생이 절정에서 노래하셨듯 '서릿발 칼 날진 그 위에 서 있는' 느낌으로 그 각오로 보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빠르게 변하는 방송·통신·미디어 탄생을 목격하면서 어떻게 그 변화의 물결에 뒤처지지 않게 할 것인지, 그러기 위해 거버넌스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고민은 많았지만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루지 못했음을 솔직하게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며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것은 핑계에 불과하고, 무거운 책무를 후임에게 남겨두고 떠나게 된 것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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