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재계와 배터리업계 등에 따르면 그룹 종합상사 역할을 하는 GS글로벌은 폐배터리를 확보해 판매하는 사업을 회사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추진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까지 전기버스와 전기트럭 등 전기차 수입 사업을 진행한 GS글로벌이 올해부턴 배터리로도 사업 영역을 넓힌 셈이다.
허태수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게 그룹 안팎의 중론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환경에 공격적으로 대응하라는게 허 회장의 메시지"라며 "GS글로벌도 관련 신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 폐배터리 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이라고 말했다.
GS글로벌의 가세로 GS그룹은 배터리 재활용 사업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갖추게 됐다. 그룹은 현재 계열사들을 통해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추진중이다. 그런데 폐배터리에서 리튬과 니켈, 코발트, 망간 등 핵심 광물을 추출해 다시 배터리로 순환시키는 재활용 사업을 위해서는 폐배터리의 안정적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
이 같은 배터리 재활용 사업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며 폐배터리 수요가 급증해 폐배터리 가격은 5년 전과 비교해 최대 5배 가량 뛴 상태. 앞으로 더 뛸 가능성이 크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결국 폐배터리의 안정적 확보는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어서 그룹의 종합상사 역할을 하는 GS글로벌이 이 사업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실 GS그룹에 배터리 사업은 첫 번째 도전이 아니다. 2010년 배터리 소재 사업에 손을 대 2013년 양극재 생산업체 GS이엠을 만들었다. 하지만 GS이엠이 출범 후 적자를 이어가자 2016년 과거 동업을 하며 한솥밥을 먹은 LG그룹 계열 LG화학에 양극재 공장과 인력을 모두 넘기고 2018년엔 GS이엠 법인을 해산했다. 이후 배터리는 LG그룹의 핵심 먹거리가 된 것은 물론, 현재 반도체를 이을 한국의 차세대 사업으로 도약했다. GS그룹으로선 아픔이 있는 사업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GS그룹이 배터리 관련, 재활용 사업 테두리에만 묶여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GS에너지는 배터리 재활용과 함께 배터리 상태를 진단, 평가하는 기업에도 투자한 상태다. GS퓨처스도 미국 배터리 관리 시스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특히 GS퓨처스는 최근 미국 양극체 업체 미트라켐에도 투자를 했다. 배터리 진단과 평가, 관리 사업은 물론 과거 접었던 양극재 사업에도 안테나를 세우고 있는 셈이다.
GS그룹 관계자는 "각 계열사마다 따로 배터리재활용 사업을 진행중인 것처럼 보이지만, 친환경 사업에 공격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전략 하에 사업이 전개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