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유라 말' 몸값, 7억→7천만원 '뚝'…공매 네번만에 낙찰

머니투데이 정경훈 기자, 조준영 기자 | 2023.08.23 14:30
낙찰되기 전 모 승마 센터에 보관 중인 '라우싱 1233'. /사진='온비드' 캡처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 당시 삼성이 최서원씨(개명 전 최순실)의 딸 정유라씨에게 뇌물로 제공했다 몰수된 말 '라우싱'이 네차례 공매 끝에 새 주인을 찾았다. 국내에 들어온 뒤 7년 동안 줄곧 수사·재판과 맞물려 훈련·출전을 하지 못하면서 당초 7억원이던 몸값이 10분의 1로 떨어졌다.

23일 한국자산관리공사 공공자산 처분 포털 '온비드'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이 공매에 넘긴 '라우싱 1233'이 지난 18일 7300만원에 낙찰됐다. 2016년 9월 '국정농단' 사태로부터 약 7년 만이다. 검찰은 범죄와 관련한 재산을 국고로 귀속하는 몰수 판결이 확정되면 공매로 매각해 거둔 돈을 국고로 귀속한다.

라우싱은 정씨가 2016년 '승마 로비'로 삼성으로부터 제공받은 말 3필(라우싱·살시도·비타나 V) 가운데 한 마리다. 법원은 2021년 1월 말 구매대금 34억원 상당을 뇌물로 판단하면서 3필 중 삼성에 반환됐던 라우싱에 대해 몰수를 명령했다. 나머지 2필은 정씨 측이 다른 말로 교환해 국내에 남아있지 않다.

라우싱은 지난 5월부터 한 달 간격으로 공매에 넘겨졌다. 공매에 앞서 책정된 라우싱의 감정평가액은 감정평가법인 2곳의 평균값인 1억2500만원으로 책정됐다.

공매공고문에 따르면 첫 공매는 최저입찰가인 1억400만원에도 입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입찰가를 9360만원으로 낮춘 두번째 공매도 마찬가지였다. 다음 입찰가는 8320만원으로 내려갔고 홈페이지상 최저입찰가는 비공개 처리됐다. 이달 7280만원으로 진행된 네번째 공매에서 3명이 입찰해 최종 7300만원에 낙찰됐다.


라우싱은 '승마의 발레'라 불리는 마장마술 종목에 특화된 명마로 당시 7억원의 몸값을 자랑했지만 국내에 들어온 뒤엔 훈련과 대회 출전을 하지 못한 채 나이가 들면서 몸값이 떨어졌다. 웜블러드 웨스트팔렌 품종 수컷으로 2007년 1월 독일에서 태어났다. 유럽 거래시장에서 가장 선호하는 나이대(7~12세)에 정씨 손에 들어왔지만 별다른 출전 없이 16세가 됐다. 말의 수명은 25~30세다. 경기에서 상을 받는 말은 보통 18세 미만이다.

평가에 참여한 A 감정평가법인은 감정평가액 결정 의견서에서 "공식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상당 기간의 전문적인 훈련 과정이 필요하다"며 "나이 등을 감안할 때 현재 라우싱을 활용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은 교육 훈련용"이라고 밝혔다.

라우싱 공매는 국정농단 사건 유죄 확정 판결과 함께 라우싱 몰수 명령이 내려진 2021년 2~3월 시작됐어야 했지만 몰수 집행을 하는 서울중앙지검이 올해 3월에서야 뒤늦게 말이 몰수되지 않았다는 점을 파악하면서 늦어졌다. 법조계 인사는 "수사를 담당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몰수 집행을 할 권한이 없어 집행 업무를 검찰에 넘겨야 했는데 라우싱 관련 정보가 제대로 인수인계 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라우싱은 몰수 집행 이후 천안 소재 승마센터로 옮겨지기 전까지 삼성이 보관했다. 검찰이 2년 동안 말을 몰수하지 않으면서 삼성에서 관리비용으로 6000만원가량을 쓴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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