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해를 마친 악뮤, 악동뮤지션으로의 회귀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 2023.08.22 11:45
/사진=Love Lee 뮤직비디오


마냥 밝고 청량한 악뮤(AKMU)가 돌아왔다. 한 번 들어도 귓가에 멤도는 멜로디, 깊게 파고들지 않아도 위트가 느껴지는 가사, 이수현의 청량한 보컬 등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던 바로 그 음악이다. 오랜 항해를 마치고 제자리로 돌아온 악뮤의 신곡은 앞으로 악뮤가 나아갈 방향성을 재정립했다.


악뮤는 21일 네 번째 싱글 'Love Lee'를 발매했다. 2021년 7월 발매한 컬래버레이션 앨범 'NEXT EPISODE' 이후 약 2년 만에 발매하는 앨범이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Love Lee'와 수록곡 '후라이의 꿈' 두 곡이 수록되어 있다.


타이틀 곡 'Love Lee'는 어쿠스틱 한 사운드와 리드미컬한 드럼에 감각적인 보컬이 더해진 노래다. 이찬혁이 자주 썼던 '러블리(Lovely)'라는 단어에 이찬혁·이수현의 성인 '이(Lee)'를 녹여내 중의적인 타이틀을 완성했다. 기존의 단어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해 내는 모습이나 깊은 해석이 필요 없이 단순하게 사랑을 갈구하는 악뮤의 모습은 두 사람의 데뷔 초를 떠올리게 한다.


수록곡 '후라이의 꿈' 역시 마찬가지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상태를 계란후라이에 비유해 악뮤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풀어냈다. '후라이의 꿈'에는 독특한 에피소드도 있다. 당초 '후라이의 꿈'은 2014년 악뮤 콘서트에 아이유가 게스트로 참여했을 때 함께 부른 곡이다. 당시 촬영된 동영상 등을 통해 팬들에게 알려졌지만 아이유와 악뮤는 서로의 곡이라고 생각해 앨범에 넣지 않았다. 2021년 오해가 풀리며 소유권이 악뮤에게 넘어갔고 이번 앨범에 수록되며 드디어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사진=YG


2012년 방송된 'K팝 스타' 시즌2에 출연한 악동뮤지션은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남매 듀오라는 독특한 특성과 함께 '다리꼬지마', '매력있어', '라면인건가' 등 창의적인 발상에서 시작한 노래는 악동뮤지션만의 특색으로 자리 잡았다. 데뷔 후에도 이러한 기조는 이어졌다. 그들의 음악은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과 질풍노도 같은 사춘기를 대변하며 많은 대중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이찬혁이 군 복무를 마친 뒤 2019년 발매한 정규 3집 '항해'부터는 이러한 움직임에 변화가 생겼다. 마냥 순수하고 청량한 음악보다는 앨범에 다양한 시도를 담은 것이다. 그룹명을 악동뮤지션에서 악뮤로 바꾼 것도 이 시기다. 악뮤는 곡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물론 이별, 초월자유 등 심오한 주제를 앨범에 담아내며 실험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여기에 소설 발매, 옴니버스식 구성의 전곡 뮤직비디오 제작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앨범의 주제의식을 확장했다.






/사진=Love Lee 뮤직비디오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낙화' 등 타이틀곡은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악뮤가 아닌 '악동뮤지션'의 음악을 그리워하는 팬들도 많았다. 동생 이수현 역시 그 중 한 사람이다. 오빠 이찬혁의 실험적 음악이 점차 버거워졌던 이수현은 한때 은퇴를 고민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동생이 힘겨워했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알게 된 이찬혁은 이번 앨범 전적으로 동생의 뜻을 반영해 노래를 만들었다. 그 결과 우리가 알았던 악동뮤지션의 음악이 다시 돌아왔다.


이찬혁은 새로운 음악적 시도와 실험에 대한 욕심은 자신의 솔로 앨범과 다양한 프로젝트 앨범으로 제한하고 악뮤는 앞으로 대중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하는 걸로 확실해졌다고 강조했다. 악동뮤지션이 아닌 '악뮤'라는 이름으로 출항했던 두 사람의 항해는 이렇게 막을 내리게 됐다. 그리고 지금으로서는 그 항해가 마지막 항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귀항한 두 사람의 항해일지에 무엇이 적혀있을지는 두 사람만이 알 것이다. 다만 분명한 사실은 그 항해일지에 적힌 다양한 희로애락은 앞으로 악뮤가 선보일 '대중친화적' 음악에 큰 자산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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