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차 대체 누가 사? 러시아요…'中 수출 1위' 비결

머니투데이 뉴욕=박준식 특파원 | 2023.08.22 01:14
중국 지리자동차 생산라인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이나 자유세계 진영과의 불편한 관계를 계기로 군사를 넘어 경제협력을 더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서방의 에너지 수출 제재로 남아도는 석유와 가스를 중국에 대주고, 중국은 미국의 공급망 다변화 조치로 수출길이 막힌 제품들을 러시아에 공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지난 1년 반 동안 러시아 경제를 지탱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이 내놓은 대러시아 제재를 약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그러면서 대러시아 교역 급증으로 경제가 약세인데 비해서 에너지를 값싸게 수입하면서 대신에 자동차 등의 수출지를 확보했다.

중국과 러시아 경제에 대한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핀란드 중앙은행 신흥 경제 연구소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러시아 수입 물량의 45~50%를 중국이 대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사이의 총 교역액은 올해 7월 말까지 1340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36% 증가했다. 중국으로서는 호주와 대만에 이어 러시아가 이제 최대 무역 상대국이다.

중국은 특히 자동차 분야에서 지난 1분기에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수출국이 됐다. 오토모빌리티(Automobility)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이 해외로 내보낸 자동차 수는 110만 대로 이 가운데 75%가 내연기관, 나머지는 전기차로 파악된다.

중국 지리자동차
중국이 일본을 제친 비결에는 제품력보다는 러시아가 자리한 것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러시아 내 자동차 판매별 브랜드 순위는 1위 러시아 라다(LADA), 2위 한국 기아(KIA), 3위 한국 현대차(HYUNDAI), 4위 프랑스 르노(RENAULT), 5위 독일 스코다(SKODA) 순이었다. 하지만 조사에 따르면 1위 라다를 제외한 나머지 순위가 모두 중국 체리(GHERY), 하발(HAVAL), 지리(GEELY), 창안(CHANGAN)으로 뒤바뀌었다. 대러시아 제재로 한국과 서방 브랜드가 모두 철수한 사이 중국차가 그 자리를 모두 차지한 것이다.

실제로 러시아는 올해 중국 자동차의 최대 수입국이 됐다. 모스크바에 본사를 둔 자동차 산업 분석 기관인 오토스태트(Autostat)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러시아의 상위 10대 자동차 브랜드 중 6개 브랜드가 중국산이다.


데이터 제공업체인 CEIC이 집계한 세관 수치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상반기에 34만1000대 이상의 자동차를 러시아에 수출했는데, 이는 지난해 상반기 선적 차량 수의 거의 6배에 달하는 수치다. 같은 기간 동안 러시아는 전체 중국 자동차 수출의 11.4%를 차지했으며, 이는 2022년 상반기의 3.7%에서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중국은 또 우크라이나에서 고전하고 있는 푸틴을 직간접적으로 돕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 원자재 수입을 늘려 타격을 입은 러시아 경제에 현금흐름을 제공하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중국의 러시아 무연탄 수입은 2023년 첫 7개월 동안 전년 대비 55% 증가한 20억 달러를 기록했다. 원유 수입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해 달러 기준으로 약 320억 달러로 감소했지만 물량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증가했다. 중국이 러시아로부터 수입한 물품가액은 지난 7월 말까지 11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17% 증가했고 이는 올해 중국 전체 수입의 약 4.8%를 차지했다. 부정확한 통계임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3%에 비해서 50% 이상 늘어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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