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 中경기까지…세계 반도체 설비투자, 10년 최대폭 줄어든다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 2023.08.21 15:05

닛케이, 반도체 10개사 올해 총 설비투자액 추산

세계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올해 설비투자액이 4년 만에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각국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펴며 반도체 투자 유치에 열을 올리지만, 정작 업계에선 공급과잉에 따른 반도체 가격 하락과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우려로 투자에 신중하다는 지적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1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한국·미국·일본·대만·유럽의 반도체 대기업 10개 사의 설비투자 계획을 기업자료와 발표 내용을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 올해 투자액이 전년 대비 16% 줄어든 1220억달러(약 163조8460억원)로 전망됐다고 보도했다. 조사 대상 10개 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 TSMC, UMC, 글로벌파운드리, 마이크로테크놀로지, 인피니온테크놀로지,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웨스턴디지털·키옥시아홀딩스 합작사(WD) 등이다. 이들 10개 사의 연간 설비 투자액이 전년 대비 줄어든 것은 2019년 이후 처음이고, 감소 비율은 10년 만에 최대다.

반도체 종류별로 스마트폰과 PC에 사용되는 메모리반도체 투자가 지난해보다 무려 44% 줄었고, 데이터센터의 두뇌로 쓰이는 연산용 반도체 투자는 14% 감소했다. 기업별로는 인텔, 글로벌파운드리, 마이크로테크놀로지, WD, TSMC, SK하이닉스 등 6개 사가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줄인 것으로 분석됐다.

마이크로테크놀로지는 반도체 웨이퍼 사용 규모를 30%가량 줄이는 등 투자를 약 40% 감축한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 공장 가동을 2025년으로 연기하는 등 올해 투자액을 전년 대비 10% 줄이고, SK하이닉스는 저수익 제품 중심의 감산 진행 등으로 올해 설비투자를 전년보다 50% 이상 감축하기로 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세계 주요 반도체 대기업 10개사의 기업자료 및 발표 내용을 중심으로 추산한 내용 /사진=니혼게이자이신문
닛케이는 주요 반도체 기업의 투자액이 크게 줄어든 배경으로 우선 지난해 업계의 투자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에 따른 기저효과를 꼽았다. 반도체 주요 대기업 10개 사는 지난해 미·중 간 기술 패권 경쟁 격화에 따른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였고, 총투자 총액은 1461억달러에 달했다.

중국의 경기둔화 조짐도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패트릭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실적발표에서 중국의 경기회복세가 더디다고 지적하며 "중국 시장의 앞날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반도체 공장 설립 등 관련 투자를 줄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공급 과잉에 따른 반도체 재고 증가와 가격 하락 역시 설비투자 감소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닛케이에 따르면 관련 수치를 공개한 주요 9개 반도체 제조사의 재고 가치는 889억달러로 전년 대비 10% 늘었다. 이는 반도체 품귀 현상이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 2020년보다 무려 70% 늘어난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특수가 이어지던 메모리반도체는 지난해 여름부터 공급 과잉으로 돌아섰고, 가격이 하락했다. 이달 D램 반도체와 낸드플래시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40% 이상 낮다.

다만 일각에서는 전기차, 인공지능(AI) 인기로 반도체 수요가 중장기적으로 증가해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이라면서 업계의 설비투자 감소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거라고 관측한다.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세계 반도체 시장이 오는 2030년 1조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1년 시장 규모는 약 6000억달러였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선우은숙 "면목 없다" 방송 은퇴 언급…'이혼' 유영재가 남긴 상처
  2. 2 강형욱, 양파남 등극?…"훈련비 늦게 줬다고 개 굶겨"
  3. 3 "이선균 수갑" 예언 후 사망한 무속인…"김호중 구설수" 또 맞췄다
  4. 4 매일 1만보 걸었는데…"이게 더 효과적" 상식 뒤집은 미국 연구진
  5. 5 "수수료 없이 환불" 소식에…김호중 팬들 손절, 취소표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