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된 적 없던 韓日이 하나로" 외신도 주목한 '한미일 정상회의'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 2023.08.19 12:00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공동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왼쪽부터 윤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사진=뉴시스
주요 외신들이 18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된 한미일 정상회의를 통해 수십 년간 지속한 한국과 일본의 긴장 관계가 종식됐다는 평가를 내놨다. 다만 3국이 정권 교체 후에도 한미일 협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던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미국이 오랜 기간 공들여 온 한일 간 협력이 한 단계 진화했다고 평했다. FT는 "미국은 한국·일본과 각각 양자 간 방위조약을 맺고 있지만, 수십 년 동안 이 두 국가가 역내 안보를 위해 더 긴밀히 협력하도록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과거사를 넘어 군사 훈련, 사이버 보안 및 정보 공유를 포함한 분야에서 협력하도록 한일을 설득하기 위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노력이 결실을 봤다"고 했다.

마이클 그린 호주 시드니대 미국학센터 소장은 FT에 "2021년 오커스(미·영·호주 3자 안보협의체) 결성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힘을 구사했다"며 "오커스의 협력에 대한 의심의 여지는 없었지만, 한국과 일본이 전략적으로 협력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영국 BBC도 "한국과 일본은 이웃 나라이자 미국의 동맹국이지만 결코 친구가 된 적 없다"며 "중국이 점점 더 강력해지면서 미국이 동아시아 지역에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것이 수십 년간 역사적으로 반목했던 두 나라를 하나로 모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일 정부가 (여론 악화로) 국내 정치에 손해를 보더라도 관계 개선에 나선 충분한 이유가 있다. 지금은 실용주의 정치의 시대이며 더 큰 위협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카타르 국영 알자지라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안보·경제 동맹국 협력을 강화하려는 미국의 노력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한일 관계는 최근 몇 달 새 외교적 돌파구를 마련했다. 지난 5월 윤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서 12년 만에 일본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다른 한편에선 한미일 3국 협력의 지속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한미일 정상은 핫라인을 구축하고, 3국 정상회의와 연합 군사훈련을 연례화하기로 공약했는데, 각국 정권이 바뀌면 이를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FT는 "3국의 미래 지도자들이 (현 정부와) 같은 방향으로 갈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아시아 관리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5년 백악관에 복귀할 경우 동맹에 대한 미국 정책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BBC는 "일본의 식민지배와 관련한 역사적 적대감으로 인한 깊은 긴장은 한국에서 하루아침에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몇 주 전 일본 방위성이 방위백서를 통해 독도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한 것처럼 외교적 갈등이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앤드류 여 미국 브르킹스 연구소 한국석좌의 분석을 전했다.

중국 언론은 한미일 정상회의의 영향을 평가절하했다. 중국 관영매체 인민일보는 19일 영문판 칼럼을 통해 한국과 일본을 미국 주도 체스판의 폰(동양장기의 졸)에 비유하며 회의 결과가 미국의 이익을 위한 한국과 일본의 희생으로 점철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북한에 대한 압박으로 강해지는 한반도 갈등을 한국이 모두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독설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은 한미일 정상회의 공동성명 내용을 전하며 "미국이 대만과 남중국해 주변에서 중국을 외교·군사적으로 '억제'할 동맹국을 찾고 있는 가운데 열렸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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