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2M 서비스 중단' 승소한 엔씨소프트, 항소한다…왜?

머니투데이 배한님 기자, 박다영 기자 | 2023.08.18 15:59

리니지M 표절 인정받은 NC…웹젠, R2M 서비스 중단해야
양측 항소 예정…웹젠, 서비스 금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할 듯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2018년 5월15일 서울 역삼동 라움아트센터에서 열린 '리니지M 서비스 1주년 YEAR ONE' 행사에서 앞으로의 리니지M 서비스 방향과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엔씨소프트가 약 2년 만에 자사 주력 게임 '리니지M' 표절 피해를 인정받았다. 표절 게임인 웹젠의 'R2M'의 서비스 금지 요청까지 받아들여졌다. 리니지라이크가 늘며 매출 타격을 입었던 엔씨소프트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웹젠은 전체 매출에서 2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R2 IP(지식재산권) 게임 서비스 중단을 막기 위해 항소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1부(부장판사 김세용)는 18일 엔씨소프트가 웹젠을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중지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10억원을 지급하라"면서 "피고는 R2M으로 제공되는 게임을 광고·복제·배포·전송해서는 안 된다"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엔씨소프트가 법원에 요청한 금전 및 금지 청구가 모두 인정받은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판결은 기업의 핵심 자산인 IP 및 게임 콘텐츠의 저작권과 창작성이 법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1심의 청구 금액은 일부 청구 상태로, 항소심(2심)을 통해 청구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NC "매출 기준으로 보상금 다시 정하겠다" vs 웹젠 "R2M 서비스 중단 안 돼"…양측 모두 항소 준비


이번 판결로 웹젠은 R2M 서비스를 중단해야 한다. 'R2'는 웹젠에서 두 번째로 매출 비중이 높은 IP다. PC 게임인 R2와 모바일 게임인 R2M 등을 포함한 R2 IP 매출은 올해 2분기 기준 9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3%를 차지한다. 매출 규모도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다. 웹젠 입장에서는 포기하기 힘든 IP다.

R2M의 구체적인 중단 일정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웹젠 측이 "판결문 검토 후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서비스 금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웹젠은 당분간 R2M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다.


승소한 엔씨소프트도 항소를 준비 중이다. R2M의 매출을 기준으로 보상금액을 다시 책정하기 위해서다. 엔씨소프트는 1심에서는 게임의 지식재산권을 인정받기 위해 가액을 11억원(부가세 포함, 부가세 제외 시 10억원)으로 임의 산정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1심에서는 명확한 금전적 보상 금액이 주된 심리 범위가 아니었다"며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면) 청구 금액을 넉넉히 초과할 것이 명백하기 때문에 2심에서 이를 다툴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니지M 저작권 인정받은 NC…리니지라이크 경쟁 줄어들 듯


이번 판결로 카카오게임즈와 진행 중인 '아키에이지 : 워' 표절 소송에서도 엔씨소프트가 승소할 가능성이 커졌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4월 5일 '아키에이지 : 워'가 자사 게임인 '리니지 2M'을 표절했다고 주장하며 퍼블리셔인 카카오게임즈와 개발사 엑스엘게임즈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엔씨소프트가 소장을 접수하며 "음악은 8마디 이상 동일하면 표절 판결이 나듯 게임도 이렇게 표절을 인정하는 기준을 만들고 싶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웹젠과의 1심 판결문에는 재판부가 제시한 기준이 담겨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판결로 엔씨소프트는 경쟁작 범람으로 뺏기고 있는 매출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엔씨의 매출은 몇 년째 7할 이상이 리니지 시리즈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오딘 : 발할라 라이징'부터 넥슨의 '히트2', 위메이드의 '나이트크로우' 등 타사 '리니지라이크' 게임이 흥행하며 리니지 유저층을 잠식해왔다. 지난 9일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이장욱 엔씨소프트 IR실장은 "원래 예상했던 리니지W의 매출 하향안정화 추세에서 이탈한 게 맞다"며 "생각보다 더 많은 경쟁작이 집중 출시되면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서비스 금지 요청까지 얻어내며 크게 승리한 상황에서 게임사들은 앞으로 리니지라이크로 분류될 수 있는 MMORPG(대규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를 출시할 때 조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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