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전경련 복귀 물꼬 튼 준감위…공은 이사회로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 2023.08.18 15:10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재가입 논의를 위한 준법위 회의에 참석하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축복하진 않았다. 그러나 현실적인 재가입 필요성은 인정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18일 삼성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재가입에 대해 내린 결정을 두고 나온 재계의 평가다.

준감위는 삼성 각 관계사 이사회에 최종 결정 권한을 돌리면서, 정경유착 근절과 관련한 전경련의 혁신안을 신뢰하기 힘들다는 우려를 동시에 밝혔다. 삼성의 준법경영 의지를 사수하겠다는 준감위의 탄생 배경에 걸맞게 전경련 복귀에 판을 깔아 주진 않았지만, 복귀를 반대하고 나서지도 않으면서 사실상 조건부 승인의 모습을 보였다는 얘기다.

재계에선 준감위가 새로 출범할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의 환골탈태 필요성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해석한다. 삼성뿐만 아니라 SK와 현대자동차, LG 그룹 등이 준감위와 비슷한 입장을 견지하는만큼, 한경협이 정경유착의 고리를 완전히 끊고 새롭게 출범하는 것이 4대 그룹의 실질적 복귀의 키로 꼽히기 때문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준감위 권고가 사실상 삼성만이 아닌 사회의 목소리를 한경협에 전달하는 것"이라며 "지켜보겠다는 경고를 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준감위가 (삼성의 전경련 재가입을) 마냥 환영하긴 힘들지만, 현실적으로 가입을 할 것 같으니 전제 조건을 강력히 권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경련은 오는 22일 총회를 열고 한경협으로의 명칭 변경과 전경련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의 흡수 통합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4대 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전경련은 탈퇴했지만 한경연엔 여전히 남아있는데, 총회를 통한 자연스러운 한경협 합류를 꾀한 것이다.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한경연에 가입된 5곳의 삼성 계열사는 전경련 총회 전날인 21일 임시회의를 열어 재가입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전해진다. 한경연 가입사들이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표명하지 않으면 회원자격이 한경협으로 자동 승계된다.

준감위는 이날 회의 후 내놓은 보도자료에서 "전경련이 관계사에 보내온 혁신안을 심도있게 검토했지만 그것이 선언에 불과하고 실현될 가능성과 확고한 의지가 있는지 확신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경협 가입 여부는 관계사가 결정할 문제지만, 준감위는 관계사가 가입을 결정하더라도 정경 유착 행위가 있는 경우 즉시 탈퇴할 것 등의 권고를 했다"고 했다.

이찬희 준감위원장은 "이 외에도 운영 및 회계에 있어서 투명성 확보, 전경련 인적 구성과 운영에 어떤 명목이든지 정치권이 개입해선 절대로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권고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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