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자존심' 때린 우크라 수상 드론…크름대교 공격 영상 공개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 2023.08.17 19:03

우크라 당국, 크름대교 공격 첫 시인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이 '푸틴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크름대교(크림대교)를 수상드론으로 타격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크름대교 공습이 자국군 수상 드론에 의해 진행됐음을 처음 인정한 것이다.

1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SBU는 지난 7월17일 실험용 수상 드론을 이용해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름대교를 공격한 장면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당시 발생한 폭발로 크름대교 시설 일부가 파손됐으며 민간인 2명이 사망했다.

SBU가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한 물체가 크름대교를 향해 빠른 속도로 다가간다. 이 물체가 다리 기둥에 충돌하면서 큰 폭발이 일어나고, CCTV 화면은 심하게 흔들린다.

우크라이나가 자체 개발한 수상 드론 '시 베이비'(Sea Baby)/로이터=뉴스1
우크라이나는 '시 베이비'(Sea Baby)로 불리는 수상 드론이 공격에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바실 말리우크 SBU 국장은 "민간기업의 참여 없이 시 베이비를 자체 개발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크름대교 공격 당시 이 드론에는 850kg의 탄두가 실려 있었다고 한다. 해당 드론은 이달 초 러시아 유조선 SIG와 상륙함 올레네고르스크 고르냐크호 타격에도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말리우크 국장은 지난 7월 공격이 수개월에 걸친 준비 끝에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준비 마지막 단계에서 잠을 자거나 음식을 먹을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며 "작전에 완전히 집중했으며 (크름대교에) 폭발이 일어났을 때 너무 기뻐서 서로 축하를 건넸다. 매우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고 했다.


길이 약 19㎞의 크름대교는 러시아가 2500억루블(약 3조4000억원)을 들여 건설했다. 2018년 5월 개통식에서 푸틴 대통령이 직접 트럭을 몰고 다리를 건넜을 정도로 공을 들여 '푸틴의 자존심' '푸틴의 다리'라고도 불렸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는 남부 전선에서 전투 중인 러시아군의 주요 보급로로 이용됐다. 이 때문에 전쟁 시작 뒤엔 반복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

러시아는 크름대교 공격 배후가 우크라이나라고 주장해왔지만, 우크라이나 당국은 인정하지 않았다. 크름대교에 대한 공격 책임을 공식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BU가 크름대교 공격을 인정한 것은 새 드론의 성능을 공개해 러시아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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