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 "LK-99, 초전도체 아닌 절연체"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김창현 기자 | 2023.08.17 16:17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절연체" 주장,
"황화구리 없는 순수결정체, 저항 컸다"…
관련주 급락 "변동성 커 투자 주의해야"

퀀텀에너지연구소 및 한양대 연구진이 공개한 상온 초전도체 'LK99'/사진=김현탁 교수 제공
퀀텀에너지연구소가 발견한 신물질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기사가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네이처는 16일(현지시간)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14일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가 LK99 순수결정체 합성에 성공했으며 성질분석 결과 초전도체 아닌 절연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초전도체는 전기저항이 0인 물질을 가리킨다. 그간 초천도체는 극한의 저온, 고압 상태에서만 구현 가능했다. 그러나 최근 국내연구업체 퀀텀에너지연구소 측에서 상온, 상압에서도 초전도성을 띠는 LK99를 발견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공개하면서 전세계 과학계가 주목하고 검증에 나섰다.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제조법을 모두 공개해뒀다"며 "한 달 정도면 세계 연구진이 따라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표 기대와 달리 주요국 연구기관들은 LK99를 초전도체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초전도체 검증은 물질이 자석 위에서 부양하는지, 전기저항의 급격한 감소가 관측되는지 등을 기준으로 이뤄진다. 초전도체 물질은 특정 조건에서 상전이하면서 자기장을 방출하기 때문에 자석 위에서 부양하게 된다.

막스플랑크 연구소에 앞서 북경대와 중국과학원이 검증에 나섰으나 초전도체로 보기 힘들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중국과학원은 황화구리의 상전이로 인해 저항이 급격이 떨어지는 현상을 초전도 현상으로 착각한 것 같다고 밝혔다. LK99 합성 과정에서 불순물로 발생한 황화구리가 초전도체와 비슷한 현상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을 퀀텀에너지연구소가 간과했다는 취지다.

네이처는 다른 연구자들도 중국과학원의 설명에 동의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일리노이대학 어바나샴페인 캠퍼스 소속 화학자인 프라샨트 자인은 "한국 연구진들이 섭씨 104.8도에서 (LK99의) 전기저항이 급격히 감소했다고 발표한 내용을 보면서 '뭔가 익숙한 숫자'라고 생각했다"며 "104도는 황화구리의 상전이가 일어나는 온도"라고 말했다.


이에 막스플랑크 연구소는 LK99 검증을 위해 황화구리가 없는 순수결정체 합성에 주력했고, 보랏빛을 띠는 결정체를 얻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이후 이 결정체의 전기저항을 측정했으나 수백만 옴이 나와 초전도체가 아닌 절연체로 봐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자인 박사는 황화구리의 전기저항에 관한 연구가 1951년 발표됐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가끔 간과되기도 하는 옛 연구데이터의 중요성이 재조명됐다"고 평했다. 응축물질실험 분야 전문 연구원인 UC데이비스 소속 인나 비시크는 "구리 산화물이 초전도성을 보인다는 사실은 1986년에 발견됐고 그 이유에 대해서는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덕분에 LK99의 성질을 손쉽게 규명해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네이처 기사가 공개된 후 국내 초전도체 관련 주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17일 증시에서 서남은 가격제한폭(29.99%)까지 하락한 73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익피앤이도 하한가(29.99%)까지 주가가 떨어져 433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외에도 인지컨트롤스(-29.66%), 한양이엔지(-23.77%), 고려제강(-22.22%), 모비스(-21.50%), 탑엔지니어링(-19.86%), 아모텍(-19.70%), LS ELECTRIC(-1.89%) 등이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초전도체 관련 주는 변동성이 큰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는 실체와 실적에 접목해야 지속성이 있다"며 "초전도체 관련주들은 실적과 연결될 수 있다는 연결고리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투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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