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못 갚겠다"…8개 카드사, 상반기 대손상각비 벌써 2조

머니투데이 황예림 기자 | 2023.08.17 15:56
경기 침체,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서민의 삶이 팍팍해지자 카드사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올해 상반기 부실채권이 늘어나면서 카드사의 대손상각비도 2조원가량까지 치솟았다.

)17일 각 카드사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의 올해 상반기 대손상각비는 1조918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1조3749억원보다 36.5% 늘었다.

대손상각은 연체 기간이 오래돼 회수할 수 없게 된 부실채권을 자산에서 제외하는 절차다. 카드사는 현금서비스·카드론·리볼빙 등 대출·대출성 상품을 판매하고 여기서 발생한 부실채권을 상각 처리한다.

회사별로 보면 삼성·우리·롯데카드의 대손상각비가 크게 늘어났다. 삼성카드의 올해 상반기 대손상각비는 371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967억원 대비 88.9% 급증했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는 1321억원에서 2073억원으로 대손상각비가 56.9% 뛰었다. 롯데카드는 2092억원에서 3208억원으로 53.3%의 증가율을 보였다.

신한·KB국민카드도 대손상각비 증가율이 30~40%대로 높게 나타났다. 신한카드의 올해 상반기 대손상각비는 지난해 동기 2580억원보다 44.7% 늘어난 3733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한카드는 업계 1위 카드사로 가장 많은 대출채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손상각비 규모도 8개 카드사 중 가장 컸다. KB국민카드의 대손상각비는 2561억원에서 3332억원으로 30.1% 증가했다.

현대·하나카드는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현대카드는 유일하게 대손상각비가 감소했다. 대손상각비는 지난해 상반기 201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646억원으로 18.4% 줄어들었다. 하나카드도 1072억원에서 1116억원으로 대손상각비가 4.1%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BC카드의 대손상각비 증가율은 157.9%에 달했으나, 지난해초까지 카드론과 리볼빙을 전혀 취급하지 않아 비율이 높게 산출된 것으로 보인다. BC카드의 올해 상반기 대손상각비는 361억원이다.

경기 침체, 금리 인상 등으로 서민의 주머니 사정이 나빠지면서 카드사가 돌려받지 못하게 된 금액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올해 상반기 빚을 감당하지 못해 신용회복위원회에 채무조정을 신청한 채무자는 9만1981명으로 지난해보다 33.4% 늘었다. 채무조정 대상자 중에는 신용카드에서 대출을 받은 채무자가 39.2%로 △대부업체(26.8%) △시중은행(13.1%) △저축은행(12.3%)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대손상각비가 늘어나며 카드사의 당기순이익도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상반기 카드사의 순이익은 1조41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6243억원과 비교해 12.8% 감소했다. 특히 BC(-71.7%)·우리(-38.7%)·하나(-38.8%)카드 등 하위권 카드사의 순이익이 급감했다.

카드사는 당분간 수익성 악화를 감안하고서라도 건전성 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 상위권 카드사 관계자는 "지금은 모든 카드사가 영업이익이나 회원 유치 같은 외형 지표보다 대손상각비에 신경을 쏟고 있다"며 "채무조정이 늘어나는 건 그만큼 경기가 어렵다는 뜻이기 때문에 결국 대손율을 잡는 카드사가 올해 최종적으로 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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