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연방준비제도)이 지난 7월 회의에서 인플레이션 상승 리스크가 여전하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16일(현지시간)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날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4.258%로 마감하며 전날 4.220%에 비해 0.038%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리만 브러더스가 파산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극에 달하기 3개월 전인 2008년 6월13일 이후 15년만에 최고치다.
3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날 4.318%에 비해 0.041%포인트 급등한 4.359%로 거래를 마쳤다.
10년물과 30년물 국채수익률은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연준의 연방기금 금리 변화를 가장 잘 반영하는 2년물 국채수익률은 0.026%포인트 오른 4.978%로 마감했다.
이날 국채수익률 상승은 지난 7월25~2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연준이 "계속해서 인플레이션의 상당한 상방 리스크가 목격되고 있어 통화정책의 추가 긴축이 요구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었다.
이날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에 따르면 오는 9월 FOMC에서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은 88.5%로 FOMC 의사록 공개 전과 비슷했다.
하지만 그 다음 11월 FOMC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은 37%로 전날 33.4%보다 소폭 올라갔다. 일주일 전만 해도 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11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28%였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일부 월가 전문가들은 10년물 국채수익률이 여전히 2년물 국채수익률보다 낮기 때문에 10년물 이상 장기채 금리가 추가 상승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지금처럼 장기채 금리가 단기채 금리보다 낮은 것은 향후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지표로 여겨져 왔다. 앞으로 경기 침체가 닥쳐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장기채 금리가 단기채 금리보다 올라가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경제가 예상 이상 강세를 보이며 침체 가능성이 희박해진 만큼 장단기 국채수익률 스프레드(차이)의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선 단기채 금리가 하락하든, 장기채 금리가 상승해야 하는데 단기채 금리는 연준이 긴축 기조를 계속하는 한 하락세를 타기 힘들다. 연준이 머지않아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가 사라질수록 장기채 금리는 올라가게 된다.
이 때문에 최근 장기채 금리가 단기채 금리보다 더 가파르게 오르고 있고 이 결과 증시는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대해 WSJ는 투자자들이 그 동안은 연준이 금리를 올리다가 경기 침체가 닥치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데 베팅했는데 이제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끝내더라도 금리를 오랫동안 인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봤다.
이와 관련해 오는 24~26일 '글로벌 경제의 구조적 변화'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잭슨홀 미팅은 국채 및 주식시장에 상당히 중요하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이 약 2%였던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할 만한 경제의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논의가 진행될 것이기 때문이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의 장기 추세가 2%라는것과 4%라는 것에는 자산에 투자할 때 엄청난 차이가 있다. 특히 국채수익률이 올라갈수록 위험자산인 주식의 매력은 떨어진다.
한편, 미국 재무부가 이달 들어 재정적자를 충당하기 위해 앞으로 수개월간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고 밝힌 점도 국채수익률을 상승 견인하고 있다. 국채 공급이 늘면 국채 가격이 하락해 수익률이 올라가게 되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올 상반기에 부채한도에 막혀 국채를 거의 발행하지 못했고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그간 발행하지 못했던 국채까지 한꺼번에 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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