랠리의 근간을 흔든다…침체 없는 금리 인하 가능할까[오미주]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 2023.08.16 20:35

편집자주 |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뉴욕 월가 표지판 /로이터=뉴스1

미국 증시가 15일(현지시간) 3대 지수 모두 1% 이상 내려갔다.

하락의 이유는 3가지였다. 첫째는 지난 7월 소매판매가 예상을 크게 웃도는 호조세를 보이면서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긴축 장기화 우려가 고조되며 장기 국채 금리가 거의 10개월만에 최고치로 오른 것이다.

둘째는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 은행권의 영업환경이 악화됐다며 1등 금융회사인 JP모간을 포함해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셋째는 중국의 지난 7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증가폭이 예상을 밑돌며 디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됐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중국 인민은행은 정책금리를 2.65%에서 2.5%로 낮췄다.



S&P500, 50일 이평선 하향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지난 7월31일에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하며 고점을 찍은 뒤 하락하기 시작했다. 고점 대비 이날까지 하락률은 S&P500지수가 3.3%, 나스닥지수가 5.0%이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9일에, S&P500지수는 이날 각각 50일 이동평균선을 하향 돌파했다. 기술적 분석상 50일 이동평균선 하향은 주가 조정이 좀더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월가 전문가들의 전망을 요약하면 증시 조정이 오는 9월까지는 이어질 수 있다는 점, 그러나 S&P500지수가 지난해 10월12일 바닥을 찍고 시작한 강세장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는 점, 따라서 올 4분기에 랠리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으니 4분기에 매수를 준비하라는 것이다.



8~13% 조정 예상…강세장은 유지


마켓워치에 따르면 투자자문사인 마켓 익스트림즈의 사장인 헤이즈 마틴은 이메일을 통해 S&P500지수가 고점 대비 8~13%가량 조정을 받겠지만 이번 하락이 강세장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증시의 여러 지표들이 악화되고 있다며 "좀더 극심한 중기적 후퇴를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증시 지표들이 강세장 고점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심각하게 악화되지는 않았다며 조정이 마무리되면 "상승세가 재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술적 애널리스트로 페어리드 스트래터지의 설립자인 케이티 스톡튼도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8월 들어 증시가 하락하면서 몇가지 중기 모멘텀 지표들이 악화됐다며 "이 때문에 이번 조정 국면이 좀 이어지겠지만 몇 달은 아니고 몇 주일 정도일 것"이라고 밝혔다.

애즈버리 리서치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존 코사르 역시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증시가 하락할 여지가 많지만 장기 추세는 여전히 견고하다"며 "시장이 과도하게 올랐는데 이번 조정으로 거품이 제거돼 올 4분기에 좋은 매수 기회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밝햤다.

다만 그는 10년물 국채수익률이 변수라고 봤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현재 4.2%를 넘어섰는데 4.33%까지 웃돌면 곧바로 5%까지 치솟을 수 있어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거시 걱정 너무 없는 것이 문제


이날 데이터트렉 리서치의 공동 창업자인 니콜라스 콜래스는 S&P500지수와 S&P500 섹터 지수 사이의 상관관계가 너무 낮아 미국 증시가 향후 두 달간 도전적인 환경에 직면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S&P500지수의 섹터 상관관계는 각 산업 펀더멘털이 금리나 경기 침체 리스크 같은 거시경제 요인과 비교해 주가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S&P500지수의 섹터 상관관계가 0.92 이상으로 높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연준의 통화정책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등 거시경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S&P500지수의 섹터 상관관계가 0.74 이하로 낮으면 투자자들이 거시경제적 리스크가 거의 없다고 보고 산업이나 개별 기업 이슈에 주목하고 있다는 의미다.


콜래스는 S&P500지수의 섹터 상관관계가 낮으면 경제가 상대적으로 견조하다는 의미지만 지금은 0.61로 너무 낮다는 점이 문제라며 "이는 시장의 확신이 너무 과도하다는 잠재적인 경고 신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S&P500지수의 섹터 상관관계가 평균 이하로 떨어졌던 지난 5번의 사례를 보면 S&P500지수가 이후 50일간 평균 1.5% 하락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콜래스는 증시에 대해 낙관적인 기조를 유지하긴 하지만 향후 두 달간 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9월은 역사적으로 미국 증시가 가장 부진한 달 중의 하나다. 또 연준은 9월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수 있지만 오는 11월에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놔 시장을 실망시킬 수 있다고 콜래스는 예상했다.



침체 없이 금리 인하?…"과신 말라"


올들어 미국 증시는 인플레이션 하락과 연준의 금리 인상 종결 전망, 경기 연착륙 기대감 등으로 랠리했다.

특히 경기 침체가 없더라도 인플레이션이 떨어지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이 증시를 떠받쳤다.

실제로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인 잰 해치우스는 지난 14일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면 연준이 금리 정상화를 위해 내년 2분기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날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골드만삭스의 예상에 정면으로 반대하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경기 침체 없는 금리 인하에 올인하지 말라"며 "지난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 따른 후유증과 인플레이션 지표의 높은 변동성, 거시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연준은 경기가 둔화될 때까지 금리를 인하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핵심적인 질문은 경기 침체가 없는데도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있느냐는 점"이라며 "침체 없는 금리 인하 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이 올라가면 꼬리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꼬리 리스크란 발생할 가능성은 낮지만 한번 발생하면 자산가치에 큰 손실을 입힐 수 있는 사건을 말한다,

연준이 경기 침체 없이도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베팅했다가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뒤로 미뤄지거나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16일에는 개장 전에 소매업체인 타겟이 실적을 발표하고 오전 9시15분에는 지난 7월 산업생산이 공개된다.

지난 7월 산업생산은 전월(6월) 0.5% 감소에서 0.3% 증가로 턴어라운드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난 7월 소매판매처럼 너무 좋으면 국채수익률을 끌어올리며 증시에 악재가 될 수도 있다.

오후 2시에는 0.25%포인트의 금리 인상이 결정됐던 지난 7월 FOMC 의사록이 공개된다. 장 마감 후에는 시스코 시스템즈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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