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부친상에 각계 각층의 조문이 이어졌다. 우리나라에서 대통령 재임 중 부친상을 당한 것은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국정운영의 부담 속에 '천붕지통'(天崩之痛·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아픔이라는 뜻으로, 부친상 등을 당한 슬픔을 이르는 말)까지 안게 됐다.
윤 대통령은 선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뜻을 받들어 조문과 조화를 사양하고 가족장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전직 대통령과 정부 주요 요인들, 종교계 지도자 등을 중심으로 제한적으로만 조문이 이뤄졌다. 고인은 윤 대통령에게 '잘 자라줘서 고맙다'는 말을 마지막에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빈소에서 헌화, 분향하고 안내에 따라 초배잔을 올렸다. 이때 김건희 여사와 윤 대통령의 동생 등 가족들도 뒤에 함께 했다. 우선 친지의 조문이 이뤄졌고 이후 한덕수 국무총리 내외의 조문이 뒤따랐다. 여당인 국민의힘에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이철규 사무총장, 박대출 정책위의장이 조문했고 한 총리와 이들은 내실에서 윤 대통령과 잠시 대화를 나눴다.
정부에서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조문했다. 윤 교수의 제자들과 친지의 조문도 중간중간 계속됐다. 기독교계와 불교, 원불교 인사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등도 조문했다.
오후 8시쯤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가 조문했다. 임태희, 류우익, 장다사로 등 이명박 청와대 참모들도 함께 했다. 이 전 대통령 부부와 참모들은 조문 뒤 내실로 이동해 윤 대통령과 대화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UAE(아랍에미리트)와 캠프 데이비드 방문 경험이 있는 이 전 대통령과 관련 얘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조정식 사무총장, 김민석 정책위의장이 조문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특별한 말씀 없이 악수하고 위로의 말씀을 나눈 정도"라고 했다.
이밖에 김병준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 임상준 환경부 차관,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 김오진 국토교통부 1차관, 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 등이 차례로 빈소를 찾았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저녁 8시47분쯤 입장해 약 40분 간 머물렀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밤 9시 가까이 빈소를 찾아 30여분간 조문했다.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유인촌 문화체육특보,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밤 9시 이후 빈소를 떠났다.
조화는 전직 대통령과 정당 대표 등이 보낸 것만 받았다.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조화를 비롯해 이순자, 김옥숙, 손명순 등 전직 대통령의 배우자들이 보낸 조화가 자리했다. 김진표 국회의장과 한덕수 국무총리,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의 조화도 배치됐다.
윤기중 교수는 이날 향년 9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한 뒤 서울대병원을 찾아 부친의 임종을 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교수는 윤 대통령이 도착한지 20분쯤 뒤에 별세했다.
윤 교수는 윤 대통령에게 "잘 자라줘서 고맙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임종 직전에 한 말은 아니고 최근 의식이 있을 때 한 말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장례는 3일장으로 치러진다. 윤 대통령은 이날부터 17일까지 장례를 치르고 곧바로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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